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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블루랜턴 Feb 24. 2024

9개월 아기의 수면교육

라떼는~ 생각할 수도 없는,

수면교육이란?

엄마가 아기를 재울 때 안거나 업어서 또는, 모유나 우유를 먹이면서 재우는 것이 아니라 아기 혼자서 잠드는 습관을 들이는 교육이다. 전문가들은 빠르면 생후 6~8주경에 시작해 만 4개월에는 자리를 잡아야 한다고 말한다. 2~3개월이면 습관이 생겨나고, 아기가 안겨서 자는 버릇이 들면 누워서 자기 힘들어한다. 따라서 수면교육은 4개월 이전에 시작하는 것이 좋다. 아이의 연령에 따라 수면교육의 방법은 다를 수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작은놈 연령이 이미 9개월인데, 때 지나서 아이에게 수면교육을 한단다.


아이가 잘 시간이 되면 기저귀를 바꿔주고 슬립색을 입힌 다음, 안고 흔들의자에 앉아서 자장가를 3곡 정도 불러준다. 아이가 잠들기 전에 '잘 자~'라며 입맞춤을 한 후 아기침대에 눕히고 방문을 닫고 나온다. 침대에 눕혀지면서 아이는 울기 시작한다. 10분을 기다려도 계속 울면 방으로 들어가 다시 안아서 토닥인 후 침대에 눕히고 나온다. 아이가 안 자고 울면 다시 10분을 기다렸다가 방으로 들어가 다시 토닥이고 나온다. 그러다 잠이 들면 성공이다. 여기까지가 딸이 하는 수면교육방식이다.


앞으로 두 달 후면 일을 다시 시작해야 하는 딸이 하나씩 복직 준비를 한다. 수면교육과 동시에 밤 수유를 끊고, 낮 동안의 이유식 양을 늘린다. 밤 수유를 하지 않으면 딸도 잠을 더 잘 자게 되고, 아이도 더 오래 자게 되니 복직의 이유가 아니어도 해야 하는 건 맞다. 


모든 교육이 그렇듯 첫날에 성공할 수는 없다. 때를 놓친 교육은 더더욱 그렇다. 잘 받아들이는 날에는 금방이라도 다 된 것처럼 좋아하며 자신감 넘치다가, 아이가 잠 못 들고 오래도록 울면서 보채는 날엔 실패했다는 생각과 함께 교육방법에 대한 확신마저 흔들리며 스트레스가 가중된다.



이틀 만에 밤 수유는 안 해도 되었다. 


수면교육을 하면 한동안 엄마와 아이가 모두 스트레스를 받지만, 성공하고 나면 얻는 이익이 크다고 하니 나도 그저 응해준다. 라떼는... 들어보지도 못한, 상상할 수도 없는 교육 방법이다.




오늘은 딸이 피부과 검진을 받기 위해 혼자 병원에 가는 날이다. 처음 해보는 수면교육을 더군다나 올드한 내가, 딸이 일러준 대로 한다. 9개월 된 손자는 이미 엄마가 아닌 것을 알고 더더욱 안 자고 계속 운다.


실패다!

에이, 그냥 내 방식대로 안아서 재우고 어른 침대에 눕혔다. 혹시라도 눕히는 사이에 깰까 봐 살살 놓으면서 한 손으로 계속 토닥이고 토닥이는 척하다가, 몸을 가볍게 하여 미끄러지듯이 방을 빠져나왔다. 휴~


병원에서 돌아온 딸이 모니터로 아이 방을 보더니 '어, 애기침대에서 안 자네!' 한다.

이러저러해서 그러그러하니 이만저만 그렇게 되었다, 자초지종을 구차하게 늘어놓지만 딸은 여지없다.

'그럼 안돼! 그러면 아기가 어른 침대에서 자도 되는 줄 안단 말이야.'


이건 무슨 말도 안 되는, 개구리 콧구멍에서 콩나물 빼먹는 소리란 말인가! 9개월 된 아기가 아기침대 어른 침대 구분할 줄 알더냐! 잠들면 꿈 속이지!

손자는 한 번도 깨지 않고 1시간 반을 잤다. 아이가 잘 자는 덕에 딸도 잠시 쉴 수 있었다. 

역시 옛 것은 좋은 것이여~


손자는 오후 낮잠도 별 탈 없이 잘 자고 일어났다. 잘 놀고 잘 먹고, 다시 저녁잠을 재우기 위해 딸의 수면교육이 이어진다. 나는 실패했지만, 딸은 부디 오늘도 성공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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