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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블루맨데이 May 29. 2024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

이제야 보이는 것들

우리는 어떤 눈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고 있을까? 우리가 '본다'라는 행위는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요즘 무의식적으로 계속 눈에 들어오는 것은 사람들의 피부다. tv광고에서도 드라마에서도 다른 것보다 연예인들의 피부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아토피를 겪고 있는 나에게 피부란 하나의 건강 지표임으로 피부가 좋은 것이 얼마나 부러운지.. 지금 마음으로는 백옥 같은 피부는 아니라도 적어도 간지럽지 않고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있는 피부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출근길 지하철을 타면 사람들을 관찰할 시간이 생긴다.(최저 요금제를 쓰기 때문에 LTE가 느려 한국인의 혜택을 못 누리고 있다.) 어떤 표정으로 있는지 저 사람은 오늘 기분이 어때 보이는지 볼 수 있다. 여기서도 최근에 생긴 피부 레이더가 작용한다. 피부가 좋아 보이는 사람이 지나가면 눈이 절로 간다. 그러다 반대로 나와 같이 아토피를 겪는 사람도 눈에 들어오게 된다. 나에게 문제가 생기고 나서야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사람들이 이제는 나와 동류로 분류되어 나의 시각에 들어오게 되었다.


'이제야' 내가 '보게' 되었다.


우리가 보는 세상은 얼마나 작을까? 나의 세상은 얼마나 작은가? 얼마나 나의 관점에서만 세상을 바라보고 있을까? 나의 시각으로 다른 사람들을 평가하고 판단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일까? 이런 생각들이 쏟아지는 요즘이다. 세상은 내가 중심일 수밖에 없는 것 같다. 그것은 지극히 정상적이다. 내가 아는 선에서 나의 관점대로 보고, 판단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반대로 그렇기 때문에 스스로 경계해야 할 부분은 '내가 모르는 세계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태도'라는 생각이 든다.


가끔 자신만의 세계와 의식에 빠져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하고 남을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 또한 그럴 때가 있다. 그러나 이는 남을 비난하면서 스스로의 세계가 편협하다는 사실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을 자각해야 하며 부끄러워할 줄 알아야 한다.


물론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더라도 TV를 보면서,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나의 편협함은 툭툭 튀어나온다. 그럴 때마다 '헙'하고 생각을 멈춰본다. 굳이 나의 '편협함'을 다른 사람들이 알게 할 필요는 없지 않겠나... 그러나 아직까지는 갈 길이 먼듯하다. 그저 말조심하면서 남들이 이를 모르게 하는 수밖에.


내가 세상의 일부라는 생각이 문득 들면 겸손이 찾아온다. 이는 포용으로 이어지며 나의 세계는 더욱 넓어진다. 그리고 비난을 멈췄을 때 그 사람의 세상을 받아들일 준비가 된다. 그리고 그 사람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받아들일 때 나의 세계는 더욱 다채로워진다. 세상에 눈에 거슬리는 사람이 많다면 그건 다른 의미로 아직 내가 모르는 관점이 많다는 말이니 그 미지의 세계를 탐험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가지고 사람을 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나의 관점에서 다른 사람의 옳고 그름을 평가하기보다는 그 사람의 세계를 이해해 주는 하루를 보내보는 것은 어떨까?


모두가 좀 더 다채로운 세상에서 살아가길 바라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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