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 다 하는 거...
우리는 서로 다름을 진정으로 인지하고 있을까? 그리고 나 또한 남들과 다른 존재라는 것을 나 자신에게 인정해주고 있는가?
정말로...?
'요즘 많이 스트레스받아요?'
아프고 나서 의사 선생님께 들었던 말이다. 피부와 두피는 특히 스트레스가 주요 원인이라고 했다.
'회사 일이 너무 스트레스인 거 아니에요?'
솔직히 말해 우리 회사는 업무 강도가 높은 회사는 아니다. 물론 업무 강도가 낮다고 스트레스를 덜 받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업무 과부하로 생기는 스트레스는 덜한 편이다. 참 다행히도 첫 회사에서 좋은 동료를 만나 사람 스트레스도 없는 편이다. 그래서 바로 '아니요?'라는 대답이 나올 수 있었다. 그리고 '회사를 다니는 게 스트레스를 받아 일상에 문제가 생길 만큼 큰 일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남들 다 하는 거...
한국에 태어나 평범한 사람이라면 어느 정도 정해져 있는 것이 있다. 초중고를 나오고 대학교를 나와 자연스럽게 졸업과 동시에 취직하고 결혼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부모님 세대와는 조금 다르겠지만) 회사라는 공동체가 일생의 큰 부분으로 작용하여 살아갈 것이다. 따라서 '일반적인 회사원', 이게 내가 생각한 평범한 사람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우리 부모님, 주변 친구들 등등 대부분의 사람들이 회사라는 공동체 안에서 일을 하고 있다. 너무 '평범한' 모습이기 때문에 '나 요즘 회사 다니는 게 힘들어'라고 해도 '원래 회사 다니는 게 힘들지 뭐, 사는 게 다 그래'라는 말을 듣는다. 듣는 사람도 말하는 사람도 일정 강도의 스트레스는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나 또한 어느 정도 동의하는 바이다.
그렇다 보니 최근 '스트레스 때문에 병이 생겨 힘들어한다.'라는 상황은 병 자체로도 힘들지만 이 상황으로부터 파생되어 나오는 심리적 불안과 압박은 또 다른 힘듬으로 다가왔다. '누구나 당연하게' 감당하고 있는 생활에서 '유난한' 나의 몸이 견디지 못하고 있는 상황은 '낙오자'가 된 기분을 들게 하였다. 다들 평범하게 그 자리에서 각자 나름대로의 짐을 짊어지며 나아가는데 나는 스스로 그걸 못 버티고 침몰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나는 그걸 감당하지 못해서 이런 일이 생겼을까? 내가 어떤 게 부족한가?'라는 생각이 맴돌았다. 회사를 마냥 즐겁게 다니는 사람이 몇 되겠냐만은 적어도 나는 나의 일에 애정과 욕심을 가지고 임하고 있다. 그렇기에 지금 나에게 나타난 문제를 더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그러다 평범이라는 개념을 스스로 되새겨보게 되었다.
무난한 걸 선호하는 나에게 평범은 어떤 징표 같은 것이었다. 최소한 네가 실패하지는 않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그 기준에 벗어나는 생각이 들면 부정적인 생각과 감정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곤 했다. 평범하다는 단어는 평균이라는 개념과 유사하게 작용한다. 대부분의 사례가 이렇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실은 그 무엇과도 맞지 않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여러 사례에 의도적으로 공식을 더해 만든 허수이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본 다면 평범하게 산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 맞다. 서로 다른 개성을 하나로 수렴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누구나 하는 일, 평범하게 사는 것'이라는 허수에 나를 맞추기보다는 좀 더 나에게 맞는 환경과 생활을 찾아보기로 했다. 모든 현상에는 원인이 있듯 나에게 일어난 일에도 원인이 있을 것이며 그 원인을 찾아 해결하는 것이 지금보다 나은 하루를 살아갈 수 있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저 막연하게 '나아지겠지'라는 생각으로 참고 견디는 것보다는 적극적으로 변화를 주면 더 나에게 맞는 길을 찾아갈 수 있지 않을까?
평범함도 좋지만 더 나에게 맞는 길을 스스로에게 허락하기 바라는 마음을 담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