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늘

by 황필립

저에게는 생명인 게 당신에게는 찰나이죠

까맣게 잊어버릴. 오늘에도 내일에도 없는

그 순간들은 내게는 영원해요

그게 바로 나에게는 죽음이죠


제 감정의 은빛 현을 누르는 당신의 하얀 손가락

저를 종말로 내모는 당신의 눈빛

반복해서 되감은 테이프처럼

늘어질 때까지 떠올리는 당신의 목소리


검붉고 끈적거리는 핏속에서 퍼지는 당신의 미소

당신과의 기억을 제 빈 공간에 채워 넣고 싶어요


희망 없이 비틀거리며 차가운 바람 속을 걸어요

희망 없는 검은 심장은 둘로 찢어져요

제 심장은 그날의 공기와 눈빛에 감겨 있어요


바늘에 찔린 심장이

작가의 이전글장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