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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상구 변호사 Oct 18. 2017

017 튤립을 회고하며

(2008년 10월 10일 칼럼기고분)

[표지 출처 : '나무 위키' 튤립 파동 삽화]


믿으실지 모르겠지만 17세기 유럽에선 튤립 한 송이가 집 한 채 값이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튤립의 우아한 모양과 선명한 색깔에 가격을 매기기 시작했고, 희귀종일수록 그 가격은 부르는 게 값이었습니다(튤립 버블).


산업혁명이 한창이던 때에는 ‘증기기관차’에 투자하면 망하지 않는다는 신화가 있었고, 90년대 미국에서는 인터넷·IT기업인 ‘닷컴(.com)기업’이 그 신화를 이어갔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그와 유사하게 IT·벤처 붐이 있었지요. 하지만, 과거를 돌이켜 보면 위와 같은 신화는 대부분 붕괴되었습니다.



지금의 국내외 경제 상황은 아주 위태롭다고들 합니다. 환율은 치솟고, 주가는 곤두박질치고 있습니다. 서민들의 주머니에서는 돈이 나오지 않고 있고, 은행권도 하나 둘씩 부실채권을 관리하고 더 이상 돈을 빌려주지 않으려고 하고 있습니다.



‘경제’의 시작이 곧 ‘법’의 시작


‘경제’의 시작은 곧 ‘법’의 시작이기도 합니다. 사람들이 돈을 벌려고 하다가 발생한 문제에 대해 처리하기 위해서 법이 생겨난 것이니까요. 저를 비롯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돈’을 좋아합니다. 돈은 교환가치가 뛰어나기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것을 그 교환가치의 범위 내에서 교환하면 되니까요. 즉, 돈은 자신의 욕구를 채울 수 있는 매개체라는 것이지요.


어떤 사람은 ‘돈’을 벌기 위해 경작지, 공장, 건설현장 등에서 자신의 노동력을 투입하고, 어떤 사람은 장사를 시작합니다. 어떤 사람은 공무원으로 공직에 몸담기도 합니다. 특히 ‘장사’에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지요. 밥장사, 술장사, 책장사... ‘장사’는 규모가 커지면서 ‘사업’이라 불리게 됩니다. 건설시행사업, 운송사업, 금융사업... 이러한 다양한 사업을 하는 기업들이 톱니바퀴처럼 모여 국가경제를 이루게 됩니다.



사람들의 욕망과 ‘쩐의 전쟁’


‘돈’은 항상 이기적으로만 흘러가는 것은 아니더군요. 가끔은 이타적인 ‘돈’들이 모여 비영리 공익재단 등을 구성하기도 하고, 사회의 어두운 곳을 밝히는데 사용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일반인들이 돈을 버는 것은 고생해서 일하는 수밖에 없기 때문에 ‘돈’은 한 퀴에 ‘고생끝 행복시작’을 외칠 수 있는 투기장에 모이는 속성이 있습니다. 또한 사람의 욕망은 무한해서 좋은 기회란 생각이 들면 다른 사람의 돈을 빌려서라도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고 합니다. 여기서 소위 ‘쩐(錢)의 전쟁’이 시작됩니다. 카지노, 도박, 바다이야기, 경마 등 사행성시장도 있고 그나마 사행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증권시장’, ‘부동산시장’ 등이 형성됩니다.


특히, ‘증권시장’이나 ‘부동산시장’은 누구에게나 공개되어 있고 나름대로는 합법적인 시장이라는 매력 때문에 다수의 ‘꾼’들이 몰려듭니다. 꾼들 중에는 조선팔도에서 긴다난다는 사람들이 몰려 있기 마련인데, 개인뿐 아니라 기관·기업·특정지역 뭉칫돈 세력·검은머리 외국인 세력도 끼어 있습니다. 그런데, 국제화된 사회에 있어서 돈을 버는 데는 국경이 없게 되면서 ‘쩐의 전쟁’은 피비린내 나는 살벌한 국면을 맞이하게 됩니다. 특히, 그동안의 독보적 강국이었던 ‘미국’과 신생강국 ‘중국’간의 패권다툼이 국제경제를 더욱 혼란스럽게 하고 있습니다.  



금융시장의 혼란 잠잠해지길


현 시점에 금융이 혼란스러운 것은 증권시장이나 부동산시장에 낀 거품(버블) 때문이라고도 합니다. 외형은 휘황찬란한데 속은 곪아터져 있었던 것이죠. 그러나 가치평가가 제대로 되었을 리 없는 것이구요.


그렇다면 왜 거품이 끼는 걸까요. 문제는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현시점에서의 기업이나 부동산의 수익·원가가 아니라 기업의 미래전망이나 입지 등 가치판단적 요소가 주식가격과 부동산 가격에 포함되기 때문입니다.

이는 당연히 수요와 공급의 원칙에 따라 정해지긴 하지만, 그 거품이 적정한 수준의 것으로서 미래가치를 반영하는 정도라면 모르겠지만 그것을 초과한 것이라면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이미 아이슬란드와 파키스탄이 국가 부도위기에 놓여 있다고 합니다.


세계의 경제브레인 미국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갖은 수단을 써가면서 이 금융위기를 잠재워보려고 하지만 수습이 되지 않고 있는 듯합니다. 이러한 위기는 일반서민의 가계를 비롯해 중소기업들에게도 많은 타격을 주고 있습니다. 하루 빨리 이 위기가 잠잠해 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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