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캡슐 이벤트, 이제 시작이다!
“강시후, 당장 그걸 닫아. 절대 열지 마!”
그는 숨이 턱 막혔다.
“이거.. 내 목소리잖아?”
불길한 예감 속에서 캡슐을 바라보며, 결국 열기로 결심…
“띠띠띠띠-“ 캡슐이 열리는 순간, 귀를 찢는 경고음이 퍼졌다. 순간 번뜩이며 온 세상이 새하얗게 빛났다.
그는 두 눈을 비비며 눈을 떴다. 월요일 아침 8시. 알람이 울린 것이다. 주위를 둘러보니 침대였다. “휴-우” 깊게 숨을 내뱉었다. 모든 것이 꿈이었다.
눈을 떴다.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두 눈을 깜빡였다.
익숙한 천장. 익숙한 원룸.
‘꿈…이었나?’
강시후는 이마의 식은땀을 닦으며, 손끝이 떨리는 걸 느꼈다.
꿈속에서 타임캡슐을 열었을 때의 그 공포감이 생생했다.
하지만 현실은… 너무도 평온했다.
"젠장."
무겁게 한숨을 쉬고, 옆에 놓인 스마트폰을 집어 들었다.
화면 속 숫자가 눈에 박혔다.
[AM 08:02]
"뭐?! 젠장, 늦었다!"
강시후는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그대로 욕실로 뛰어들었다.
“오늘 이벤트는 중요하다고! 윗선에서도 관심이 많단 말이야”
정신없이 씻고, 넥타이를 대충 맨 채 원룸을 나섰다.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는 순간, 꿈의 기억이 다시 떠올랐다.
10억 원 입금, 타임캡슐, 그리고 ‘열지 마!’라는 경고.
"그냥… 이상한 꿈이겠지."
고개를 저으며 택시를 잡아탔다.
창밖으로 빠르게 지나가는 아침 풍경을 바라보며,
강시후는 다시 한번 꿈의 내용을 곱씹었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꿈이라면 흐릿하게 잊혀야 하는데, 너무나도 선명하게 기억난다.
특히, 내 목소리로 들려온 경고.
"강시후, 당장 그걸 닫아! 절대 열지 마!"
그건 단순한 상상이었을까?
‘아니야. 그냥 업무 스트레스 때문일 거야.’
고개를 저으며 택시비를 결제했다.
STAR그룹 AI 상담센터 앞.
강시후는 택시에서 내려 바쁘게 걸었다.
그때,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야, 너 오늘 거의 지각할 뻔?"
돌아보니 정하윤.
한 손에 커피를 들고, 특유의 능청스러운 미소를 짓고 있었다.
강시후는 짜증 섞인 한숨을 쉬었다.
"그냥 좀 늦잠 잤어."
"근데 너… 얼굴이 왜 그래?"
정하윤이 찬찬히 그의 얼굴을 살피더니, 장난스럽게 웃었다.
"너무 피곤해서 귀신이라도 본 거야?"
"……."
순간, 강시후는 대답을 망설였다.
꿈 이야기를 해야 할까? 아니면 그냥 넘길까?
그러나 그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정하윤이 갑자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어쩌면, 너만 본 게 아닐 수도 있잖아?"
"… 뭐?"
강시후가 되묻는 순간, 엘리베이터가 ‘띵-’ 하고 열렸다.
그리고, 그 안에서 STAR그룹의 상무, 이태석이 걸어 나왔다.
강시후와 정하윤은 반사적으로 허리를 숙였다.
"좋은 아침입니다, 상무님."
이태석은 짧게 눈길을 주더니, 스쳐 지나가며 덤덤히 말했다.
"시후 씨, 오늘 이벤트 준비는 잘 되가죠?"
강시후는 순간적으로 머릿속이 멍해졌다.
‘내 이름을…?
보통 부장이나 팀장이 챙길 일인데, 왜 상무가 직접 내 이름을 부른 거지?
그것도… 꼭 무언가 알고 있는 사람처럼.'
"윗선에서도 기대하는 바가 커요. 알지?”
이태석은 손가락으로 20층을 가리키며 짧게 말을 던지고, 그대로 사라졌다. 20층은 창업자 회장님 방이 있는 곳이다.
강시후는 그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뭐지? 나한테 관심을 가질 이유가 없을 텐데….'
정하윤이 휘파람을 불며 팔짱을 꼈다.
"시후야, 너 출세했나 봐? 상무님이 직접 챙겨주고 말이야-“
"……"
강시후는 묘한 불안감을 느꼈다. 뜻밖에 이태석 상무와의 만남에 식은땀마저 흘렸다.
‘왜 저 사람은 나한테 관심을 가지는 거지?’
STAR그룹 AI 상담센터는 이미 전쟁터였다.
온라인 타임캡슐 이벤트가 시작되자, 예상보다 훨씬 많은 참가자들이 몰려들었다. 1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동시 접속으로 10년 후 자신에게 메시지를 보내기 시작했다. AI 챗봇이 감당하지 못하는 상담 문의가 하나 둘 속출하기 시작했다. 긴급 문의가 한꺼번에 쏟아지며 상담원들은 정신없이 대응을 하고 있었다.
강시후는 책임자답게 빠르게 문제를 해결해 갔다.
"AI 봇 응답 지연되는 거야?"
"네, 고객 문의가 너무 많아서 서버 부하가…"
"그럼 1차 필터링 속도 조정하고, 비우선 문의는 대기열을 길게 잡아."
"네! 바로 적용할게요!"
직원들은 그의 순발력 있는 지도에 따라 재빠르게 움직였다.
강시후는 모니터를 보며 순간적으로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하는 능력이 매우 뛰어났다. 회사에서는 그의 특출함을 눈여겨보고 입사 3년 만에 AI상담센터 이벤트담당 선임으로 전격 승진을 해주었다. 보통 때의 그였다면, 이 혼란 속에서도 뿌듯함을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뭔가 이상하다.’
이유를 알 수 없는 불안감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열지 마!"
"강시후, 조심해."
꿈속에서 들려왔던 그 목소리.
그것이 단순한 꿈이 아니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그리고 그 순간—
“선임님! 고객 한 분이 시스템 오류라고 계속 문의하시는데요!"
한 직원이 다급하게 달려왔다.
강시후는 고개를 돌렸다.
"어떤 오류?"
"이거 보세요."
직원이 모니터를 가리켰다.
그곳에는 ‘특이한 고객 문의 기록’이 떠 있었다.
강시후는 눈을 가늘게 떴다.
타임캡슐을 보낸 지 10분밖에 안 됐는데, 무슨 문제가 있다는 거지?
"고객한테 직접 연결해 봤어?"
"네, AI 챗봇이 답변을 해주고 있는데… 고객이 직접 상담원과 통화를 원한다고 해서요."
"그래? 고객 정보는?"
"네, 서울 문래동에 거주하는 22세 여성이에요."
"알았어. 내가 직접 연락해 볼게."
강시후는 김유진의 고객 응대 창을 클릭했다.
잠시 후, 한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김유진: "선생님… 저 지금 너무 당황스러운데요."
강시후는 그녀의 목소리에서 진짜 혼란이 묻어나는 걸 느꼈다.
보통 고객들은 어이없거나 짜증을 낼 때 상담을 요청한다.
그런데 김유진은… 떨리는 음성이었다. 당황이 아닌 약간의 불안 같았다.
김유진: "제가 10년 후의 저한테 보낸 캡슐 메시지에… 10분 만에 회신이 돌아왔어요. 그것도 10년 후로부터…”
김유진: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잖아요?"
강시후는 모니터를 보며 그녀의 타임캡슐 발송 기록을 확인했다.
� [김유진 - 타임캡슐 발송 내역]
✔ 2024년 3월 8일 10:15 AM – 타임캡슐 발송 완료
✔ 2034년 3월 8일 10:15 AM – 수신 예정
✔ 2024년 3월 8일 10:25 AM – ‘회신 완료’ 기록 경신 (10분 후)
'뭐야, 이거…?'
강시후는 모니터를 노려보았다.
이 시스템상으로는 분명히 2034년에 도착해야 하는 캡슐이었다.
그런데 10년이 아니라, 10분 후에 돌아왔다고?
"고객님, 혹시 회신 메시지를 확인해 보셨나요?"
김유진: "아뇨… 무슨 문제라도 될까 봐서..”
김유진: "네.. 근데 상담사님 이상한 게 있어요."
강시후의 손이 멈췄다.
"뭐가 이상하죠?"
김유진: "이 메시지를 보낸 발신인에… 제 이름이 아니라, 상담사님 이름이 적혀 있어요."
‘…네?’
"김유진 고객님, 메시지를 열어보실 수 있나요?"
강시후는 최대한 침착하게 말했다.
김유진: "네… 열어볼게요."
� (클릭)
김유진: "……"
김유진: "뭐야, 이게?"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김유진: "이렇게 적혀 있어요."
김유진: "강시후, 조심해. 넌 이미 위험해."
강시후의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김유진: "여기… 첨부 파일이 들어 있어요."
강시후는 애써 마음을 다잡으며 말했다.
"김유진 고객님, 그 첨부 파일 내용을 읽어주실 수 있을까요?"
김유진: "…네."
� 첨부 파일 내용:
"이 메시지를 연 사람에게 경고한다.
타임캡슐은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다.
이 시스템은 이미 조작당했다.
그리고… 강시후, 넌 이미 위험하다."
김유진: "… 이게 무슨 뜻이죠?"
강시후는 침을 꼴깍 삼켰다.
‘이건 단순한 시스템 오류가 아니다. 누군가, 캡슐을 의도적으로 조작했다.
그럼… 누가?'
'회사 메인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은 3명.
나, 회장님 그리고 상무. 회장님은 안식년으로 해외 거주 중이시라 계정 접근을 중지해 두었다. 내 손으로 직접 진행한 것 아닌가? 그렇다면…
나 말고 메인 시스템을 조작할 수 있는 사람은…
상무뿐이다.’
그 순간, 강시후는 출근길 장면이 스치듯 지나갔다.
그날 아침, 이태석 상무가 왜 자신을 언급했는지.
"시후 씨, 오늘 이벤트 준비는 잘 되가죠?"
"윗선에서도 기대하는 바가 큽니다."
'이 캡슐 이벤트… 무언가 이상해! 많이’
김유진: "상담사님… 근데…"
"네, 고객님?"
김유진: "이 파일 말고… 또 다른 첨부 파일이 있어요."
"… 뭐죠?"
김유진: “잠시만요.. 은행 입금 확인서라고 적혀 있어요.”
김유진: "입금액: 10억 원."
강시후의 눈이 흔들렸다.
김유진: "입금자명… ‘From the Future’라고 적혀 있어요."
강시후는 심장이 멎는 것 같았다.
그리고는 김유진 핸드폰에 알림 문자가 도착했다.
� "고객님, 통장에 10억 원이 입금되었습니다."
그때 누군가 뒤에서 다가오는 발자국 소리가 들여왔다.
그리고 그의 손이 강시후의 오른쪽 어깨 위에 얹어졌다.
강시후는 깜짝 놀라서 자리에서 10cm는 튀어 오른것 같았다.
그리고 고개를 뒤로 돌려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