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준 작가의 문장들을 보다가...
"늘 뭔가 대단히 크게 잃은 적이 있는 사람에게 마음이 가요. 잃은 후 의연하게 다시 걷는 사람이요, 작아진 사람.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행동하는 사람. 어리석음을 포기하지 않는 사람이요. (...) 무엇도 잃은 적 없는 사람, 양지에 서 있는 사람, 뼛속까지 엘리트, 칭송만 받는 사람, 힘과 권력을 손에서 놓은 적 없는 사람을 저는.... 싫어합니다. 잠시 망설인 이유는 그들에 대한 제 미움이 합당한가 생각해 보았기 때문입니다.
저는 꺾여본 나무에 마음이 갑니다. 망가질 가능성이 농후한 자들. 그들의 위태로움과 의연함, 삶에 대한 사랑, 목마름, 그리고 슬픔을 아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