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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고희 Nov 25. 2022

이제 그만하면 안되겠니?

아들이 수능 주간 일주일 동안 집에 와서 줌 수업을 듣고 갔다.

코로나 시기 줌 수업 때 얼마나 속을 썩었는지 이미 잘 알기에, '' 소리를 듣자마자 순간 온몸에 경련이 이는 기분이었까 ;;;


아니나 다를까.

아들을 조회시간에 깨워 로그인 시켜놓고 돌아서면 또 침대와 한 몸이 되어 자고 있으니, 매시간 시간 알람 맞춰 애가 수업에 들어갔는지 안들어갔는지 오전  확인하다가 열두시가 되면 점심을 먹이고...

오후 수업에서는 다행히 잠을 자진 않지만 친구들과 게임에 접속, 오후 일과가 끝날 때까지 내도록 그렇게 게임을 잡고 앉아있었다.

하루 이틀어떻게 참아봤는데, 3일째가 되니 해도 너무하다 싶어 한소리 했귓등으로 듣는 둥 마는 둥 또 되돌이표...


아니, 이거 우리 애만 그래요?


일주일이 되던 , 급기야 눈밑이 마구마구 떨리면서 피로감이 밀려왔다.

그러다 주말이 되어 학원 갈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씻지도 않고 침대에서 폰만 보고 있고 얼른 씻으라 하면 3분만 3분만 하며 엿가락 늘어지듯이...

, 진짜 너는 그냥 내 눈앞에서 사라졌을 뿐 단 1도 변한 것이 없구나!

...생각하니 또 일순간 무력감이 밀려왔다.

이런 얘길 하면 대부분은 그냥 자기가 알아서 하게 내버려 둬~라고 조언하겠지만, 아이가 수업에 접속을 안하거나 학원에 늦면 요즘은 백이면 백 엄마한테 연락이 오게끔 돼있다.

쿨하게 내버려 둔다고 둬봤자 결국 내 몫으로 돌아오, 모른척아마도 개념 없는 엄마가 어있겠지...

성격상 나는 그렇게는 못한다.


실은 얼마 전에도 학교 담임선생님께 호출받고 아이 문제로 상담을 받아야 했다.

1학기에도 전화상담 요청이 와서 무슨 일일까 상담시간 전까지 내내 가슴 졸여야 했는데, 이번엔 아예 학교로 와달라 하시니 상담일까지 내가 잠이나 제대로 잤겠이다.

선생님 말에 의하면 딱히 큰 문제를 일으키는 건 아닌데, 늘 늦거나 주변정리를 안하거나 생활관 규칙을 조금씩 어기거나 약간의 반항을 하거나, 경계선상에서 아슬아슬하고도 미묘하게 신경을 거슬리게 한다고 하다.

내가 집에서 느끼는 것과 완벽히 같다.

결국 집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 고 있었 것.

그저 내 눈앞에서 사라져 막연히 잘하고 있겠지... 하고 애써 나 자신을 다독이며 안심하고 있었던 것이다.

선생님께 잘 지도하겠노라 철석같이 약속을 하고 돌아왔으니, 아들의 모든 일은 곧 나의 책임이 되어버렸다.


학원에 늦은 아이에게 다시 또 소리를 한바탕 지르며 약이 바짝 올라 씩씩거리다가 보고 있으면 더 험한 말만 나오지 싶어, 옥상에 올라가 진정하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학교도 학원도 자기가 원해서 보내줬고 한번도 강요한  없는데, 아이는 왜 자신의 일을 그토록 남의 일처럼 마지못해 하는 것일까.

그냥 내버려 두면 시간이 약이 되는 걸까. 아니면 계속해서 쓴소리를 퍼붓기라도 해야 하는 걸까.

아이가 집에 온 지 단 9일 만에 난 그렇게 무너져 내렸다.

곧 귀교를 앞둔 아이를 또 안좋은 얼굴로 보낼 수도 없어 마음을 달래려고 걸으러 나갔다가, 시장에 들러 참치회랑 연어회 넉넉히 사서 집으로 돌아와 학원 간 아이에게 문자를 보냈다.


집에 와서 참치회 먹어~


아이는 곧 밝은 얼굴이 되어 돌아왔고, 알뜰히 먹고 웃으며 귀교했다.

그래, 얼굴을 붉혀서 뭣하리...

그런다고 달라지면 백 번 천 번이라도 얼굴을 붉히고 말지...


- 아침에 늦지 말고 어차피 일어날 거면 딱! 일어나서 정신 차리고 가. 질질 끌려다니지 말고!

- 알겠습니다~ 어머니! 걱정 마십시오~!


이놈의 그나마 좋은 점은 바로 저 넉살.


- 선생님 신경도 거슬리게 하지 말고! 규칙 같은 거 어기지 말고! 하지 말라는 거는 그냥 하지 ! 어??


후다닥 계단 밑으로 사라지 아이 발자국 소리를 들으며 나는 또 슴을 쓸어내려본다.


아이야, 제발... 이제 그만 좀 달라지자!! 응?



장발 아들도 잘생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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