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경로를 수정하고 있다. 지갑의 가장 소중한 곳에 학교 앞 마라탕 쿠폰을 모아두던 소녀는 운동을 시작했고 스스로 찾은 건강한 식단을 지향하면서 신나는 개강파티, 종강파티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가고 있으며, 보드카, 에스프레소에서 생과일주스로, 고기 빼고 가볍게 먹고 싶은 j와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과감해진 손길로 냉장고의 있는 재료를 잡아 올려 간단한 조리를 선호하는 나, 셋의 이해가 만나 우리가 그날 저녁에 만들어 먹은 특별식. 요즘, 자주 꺼내 보는 브레히트의 ‘연기에 관한 시’ 이건 존 버거 ‘사진의 이해’에서 빌려온 문장.
브레히트
연기에 관한 시
그리하여 단순히 그 순간이 드러나게 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당신이 그것을 어디에서부터 나오게 하는지 숨기지 않고 당신의 연기에 차례차례 이어지는 그 진행들을, 당신에게 맡겨진 것들을 공들여 다루는 태도만을 담아야 한다. 그런 식으로 사건들의 흐름에 덧붙여 당신의 작업과정을 보여주게 되고 관객은 바로 이 지금을 여러 차워에서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나간 것에서 출발해서 앞으로 올 것들과 하나가 될 테고, 또한 나머지 많은 지금들도 나란히 있을 것이다. 관객은 그저 당신의 극장에만 앉아 있는 것이 아니라 세상 안에도 자리를 잡고 있으니.
존버거 ‘사진의 이해’ 중
열화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