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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문동 양배추찜

건강하고 간단한 채소 요리

by 고양이삼거리
쌍문동 양배추찜

3인분

양배추 반 통을 채 썰어서 넣고 감자와 토마토, 브로콜리 그리고 비엔나소시지 몇 개를 담아, 물 세 컵 그리고 소금 한 꼬집을 넣어서 감자가 다 익을 때까지 찝니다. 찌는 시간을 줄이고 싶으면 감자를 한번 잘라서 넣으면 됩니다. 통감자를 넣을 때는 양배추 채 써는 시간 포함해서 한 시간 정도 걸립니다. 시간은 오래 걸려도 준비가 간단하고 손이 덜 가는데, 김 나는 따뜻한 양배추채와 포슬포슬한 감자, 톡 터지는 소시지를 한 입 같이 먹으면 이건 만들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거기에 새콤하게 익은 토마토로 입맛을 돋우면서 부드럽게 익어서 감칠맛 나는 브로콜리를 곁들이면 몸이 따뜻하면서 또렷한 기운이 감도는 게 느껴집니다. 자신만만하고 기분 좋게 외출할 준비가 끝났습니다, 출동!

쌍문동 양배추찜
쌍문동 양배추찜


요리 이름 붙이기


이 한 그릇은 j가 좋아하던 프랑스요리, 절인 양배추 ‘슈크르트’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여기, 쌍문동 고양이 삼거리에서는 절임이라기보다는 한 냄비 가득 짭짤하게 양배추 찜을 하면서 서울, 동네 슈퍼에서 구하기 쉬운 비엔나소시지와 감자를 같이 쪄냅니다. 그렇게 자주 먹다가 어느 날은 토마토를 넣자, 브로콜리를 넣자 하며 식탁에 자주 올리고 몇 번 글로 소개도 했는데 그때마다 이걸 뭐라고 부를 까 고민을 했습니다만, 오늘 문득 이건, ‘쌍문동 양배추찜’이다 생각이 듭니다. 동네 텃밭에서 수확한 채소들을 맛보면서 시작된 요리 생활을, 작은 시장, 가게 오가며 장보고 북한산 산자락과 우이천변을 산책 다니면서 우리가 다듬어 차려낸 식탁, 대표 요리가 되었거든요. 동네에서 구하기 쉬운 제철 재료를 살려서 소금으로 간단하게 맛을 내고 좋아하고 자주 쓰는 것을 더해서 나의 부엌에서 만들어진 조금 특별해진 레시피, 그런 요리에는 동네 이름을 붙여두었습니다.


다른 곳으로 이사 간 다면 우리 집 식탁은 어떻게 변하게 될까 생각해 봅니다. 어디서 어떻게 장보고 무엇을 살까, 새로운 방식의 요리를 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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