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부엌에서의 문제 중에 중요한 것은 버리기다.
식사시간에 재료준비하며 다듬어진 것, 애매하게 먹고 남은 것, 오래 남겨둔 것 등을 바로 처리해서 냉장고 밖으로, 집 밖으로 내보내야 한다. 무언가를 사고 만드는 것만큼 (이곳, 도시에서,) 어떻게 버리고 처리할지 알고 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음식물쓰레기 버리는 법이 지역마다, 집 유형마다, 가정의 스타일마다 조금씩 다르다. 전에는 단지형 공동주택이어서 공동수거통에 버리고 충전카드로 결제를 했는데 기본은, 용량에 따라 작은 플라스틱 전용통을 이용하는 것이었다. 용량에 따라 구입한 스티커를 통에 붙여서 집 앞에 내놓는다. 이번에는 25리터 큰 채집통이 집 앞에 있고, 그 안에 구입한 음식물쓰레기 전용봉투에 넣은 음식물쓰레기를 채운다. 정확한 것은 지자체 홈페이지에 10개 국어로 번역된 내용을 확인하면 되는데 이사하면 주민센터에 전입신고를 하러 가야 하니까 간 김에 여러 가지 버리는 문제를 종류별로 확인하고 해결할 수 있다.
음식물쓰레기 - 전용 봉투, 슈퍼나 편의점에서 구입
재활용분리수거 - 투명 비닐 봉투
(동 반장님이 주기적으로 관리)
대형폐기물 - 큰 책장 하나 - 신고 후 스티커 발급
특수종량제 - 봉투 하나 구입 - 다 채우면 내놓음
책 - 종이는 재활용인데,
“양이 많으면 수거업체에 연락하시기도 하는데
조금씩 내놔 보세요. ”
r의 방에 책과 노트를 굉장히 많이 숨겨두고 있던 함정이 있어서 이것을 어떻게 처리할까 했는데, 동네를 산책 다니던 j가 폐기물처리장 사장님께 문의하니 ‘리어카를 빌려줄 테니 실어 오시라’하여 사다리차로 올렸던 책을 다시 내려 리어카에 실어서 동네 누비는 일을 했다. 이게.. 균형과 방향 잡는 일에 요령이 필요하다. 내리막을 지날 때는 앞 뒤에서 이렇게 하자 저렇게 하자 서로 심하게 주의를 기울이며 티격거리는 바람에 그런 우리를 목격한 주민이 ‘이게 어렵습니다’하며 도와주시기도 했다.
일반 종량제, 재활용, 음식물쓰레기, 폐지, 대형폐기물 사이에서 필요한 것이 마대 자루 같은, 20리터 특수종량제 봉투이다, 주민센터에서 살 수 있다. 불에 타지 않는, 혼합 재질의 다양한 작은 물건들과 전선 등 건축 자재 등등을 담을 수 있어서 애매하게 가지고 있던 것들을 치우기 위해 한번 쓰고 나면 기분이 다 산뜻하다.
20리터 특수종량제봉투, 그는 말한다,
“그래요, 사정을 알겠으니 꺼내놔 보세요. 어떻게든 우리가 나머지를 처리해 보겠습니다. 그런데 분리수거는 일단 확실하게 한 거죠?”
당근 하려고 챙겨놓은 세 가지 물건 빼고, 이제 남은 것은 하나. 지금은 이 하나가 문제다, 잔뜩 쌓인 스프링 노트들. 니퍼로 구부러진 끝을 잘라내고 돌돌 돌려서 스프링을 분리하고, 플라스틱 커버가 있는 것을 구분해서 종이로 만드는 일을 가내 수공업 하듯이 하나씩 둘 씩 틈틈이 하고 있다. 이런 걸 하고 있으면 이케아의 물건 포장에 대해서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에 산 플로어 스탠드가 배달되어 왔는데, 종이테이프로 붙여진 겉 상자와 충전재까지 몽땅 종이로 재활용할 수 있었다.
다시 부엌으로 돌아가서,
전에는 쓰기 편하게 보이는 곳에 음시물쓰레기 수거통을 놓았는데, 이제는 현관 앞이 바로 부엌이어서 시스템 정리와 함께 분위기 관리가 필요한 것 같다. 현관에서 한눈에 들어오는 통로, 식탁, 부엌, 작은 창을 이어 (가칭) 그린 라인 만들기를 구상하고 있어서 바로 눈에 띄는 것들을 관리하느라 싱크대 하부 장에 빈 봉투와 같이 넣어두었는데 금방 적응해서 불편함 없이 쓰고 있다. 일반 쓰레기는 작업대 옆, 재활용 분리수거 상자는 현관 근처에 모두 모여있는데, 아무래도 지금 위치에 고정될 가능성이 크다.
버리기는 정리가 많이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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