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배 95일] 내 영혼의 연금술

플루토, 죽음 재생 부활

“지금의 힘든 시간은 내 영혼의 연금술의 시기로 생각하자!

이 또한 지나가리라, 하지만 그 시간이 지나면 더 깊고 넓어지리라.”


별자리 공부를 처음 시작했을 때, 선생님은 내게 “웰컴, 10년 플루토의 시간을 축하해”라고 말했다. 10년이라니! 그때도 그랬고 지금 생각해도 참 긴 시간이다. 나의 차트는 5-6번째 하우스에 주요 별자리가 몰려 있다. 놀면서 일하고 일하면서 노는 건 축복이라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러나 그렇게 몰려 있다 보니 죽음, 재생, 부활의 키워드를 갖는 플루토, 명왕성이 순차적으로 치고 지나간다. 맨 처음 달을 쳤을 때, 나는 게자리 남자 친구와 헤어지고 글 쓰는 일을 그만두었다. 그때 엄마는 자궁에 문제가 생겨 간단한 시술을 받았다. 플루토-문의 90도 사각 신고식을 제대로 치렀다. 그리고 얼마 후 도망쳐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었다. 플루토가 비너스와 120도 삼각을 이루며 세상을 아름답게 비춰주었던 시기다. 내 네이탈 차트의 플루토는 나의 문과 썬 사이에 있으므로 그다음은 진짜 플루토-플루토, 플루토-썬의 시간을 지났다.


그렇게 10년이 지나고 난 알았다. 앞으로 플루토-머큐리와 플루토-유레너스의 시간이 또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그러니까 내 영혼의 연금술의 시간은 10년이 아니라 거의 20년에 가깝다. 처음부터 그것을 알았다면 좋았을지, 뒤늦게 안 것이 좋은 것인지 잘 모르겠다.


천칭자리지만 플루토의 기운이 강해 전갈자리처럼 물들어 사는 나는 어차피 한 번 죽었다 깨어나는 영혼의 연금술을 거쳐야 한다. 그러나 20년의 시련은 해도 해도 너무 하지 않은가?


상담을 하다 보면 플루토의 시간에 지쳐서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다. 당연하다. 상담이 필요하다는 건 힘든 때지 즐거운 때가 아니니까. 나도 플루토-플루토에 지쳤을 때 선생님을 찾아가 별자리 심화 공부를 했었다. 그때 사람들이 플루토-플루토를 맞이한 사람들만 따로 모아 강연을 하면 어떤가 했다. 선생님은 단박에 거절했다. 그 힘든 에너지를 버틸 수 없을 거라고. 그래서 왜 이 친구는 받아주냐 물으니 그래도 이 녀석은 처음에 보였던 안 좋은 습 – 이를 테면 5분 지각하는 습관과 동시 5-6가지의 주제를 돌아가며 이야기하는 쌍둥이자리의 나쁜 버릇을 고쳤으니 가능성이 있다 했다. 나는 내가 술값을 잘 내서라 생각한다.


어쨌든 영혼의 연금술을 거치면 더 넓고 깊어지리라.

해가 뜨려면 가장 깊은 어둠의 시간을 거쳐야 한다지만

그 시간을 내가 잘 견딜 수 있을지 자꾸 지쳐가는 요즘이다.


도서관에 책 빌리러 갔다가 거의 등산을 했다! 한 치 앞도 모르는 인생


오늘은 108배 명상으로도 반신욕으로도 심란한 마음이 가라앉지 않았다.

기분 전환하려고 엊그제 신청한 도서 대출 무인함에 다녀왔다.

도서관은 집에서 5분 거리도 안 된다. 가벼운 마음으로 나섰다가 등산을 했다.

도서관 주차장이 아니라 도서관 뒷산을 올라가 우리 동네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주차장에 무인함이 있었다. 도서관 입구에서 친절한 여인을 만나지 못했으면 찾아갈 엄두도 안 났을 것 같다. 땀이 송골송골 맺히고 숨이 턱턱 막혔다. 겨우 책을 찾아들고 이마트에 헤밍웨이 와인을 사러 갔더니 그 사이 세일이 끝나 가격이 확 올라갔다. 고민하고 있는데 엄마가 옆에 선다. 우유를 사러 왔다가 만난 것이다. 우유와 귀리를 계산하고 보니 딱 와인 값이다.


한 치 앞도 모르는데 10년 20년 후를 어찌 알겠는가?

그냥 오늘을 살아야 한다는 지극히 단순한 결론에 이르렀다.



108배 시즌1 95일 차 _ 2020년 5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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