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나를 부르다 <싱어게인>
마치 커다란 벽 앞에 선 기분이었다. 내가 그동안 잘못 살았다고, 그건 너의 선택이고 너의 책임이지만 실패한 거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미웠다. 그 말들이 아파서 내 심장을 콕콕 찔러서 정말 내가 잘못 선택한 것 같고, 내 인생이 실패한 것 같고, 내가 싫었다.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고 마침 당장 해야 할 일도 없고 그래서 일주일 정도 계속 방송 다시 보기와 책으로 도피했다. 다행이다, 그중에 <싱어게인>이 있어서.
텔레비전이 내 대신 효도를 해준다 생각하면서도 트로트가 듣기 싫고, 오디션 프로그램도 너무 많다 싶어 보지 않았었는데 어쩌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클립 하나를 보았다. 이효리의 <치티치티뱅뱅>을 다 듣고, <내 마음의 주단을 깔고>를 이어 들으며, 누구인지 궁금했었다. 그래서 명절 전을 부치면서 <싱어게인>을 1편부터 정주행 했다. 드라마를 정주행 하는 것과 노래 프로그램을 그것도 오디션 프로그램을 정주행 하는 것은 다르다. 그래도 <싱어게인>은 달라서, 프로그램이 참 착해서 좋았다. 회를 거듭할수록 감정 소모가 컸다. 노래 한 곡에 인생을 건 간절한 마음 때문이었을 것이다.
내가 아무리 열심히 해도 한 것만큼의 결과물이 나오는 일은 아니거든요.
제일 중요한 건 나의 소리를 내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 어떤 모든 감정들을 바로 나를 통해서 나만이 할 수 있게 할 수 있다면
- 이선희
1만 시간을 열심히 한다고 누구나 성공한다면 세상에 실패하는 이가 왜 있겠는가? 하지만 하고 싶어서, 안 하면 안 될 것 같아서 내 이름 달린 책 한 권, 소설 한 편 쓰고자 마음먹었으니 다시 쓰자. 다른 사람들의 말에 휘둘리지 말자.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 안 하셨으면 좋겠네요. 계속해서 자신에 대한 믿음이 있다면 성과를 얻든 얻지 못하든 계속해서 킵 고잉 했으면 좋겠어요.
송민호
텔레비전도 잘 안 보고, 가요도 잘 안 들어서 심사위원이라고 나온 송민호가 누구인지도 몰랐는데 그가 한 말은 참 좋았다. 내가 그만두지 않고 '계속, 계속, 계속' 하다 보면 되겠지. 어차피 이번 생에는 무엇이든 쓰는 것 말고 할 줄 아는 것도 없으니까.
108배 시즌1 105일 차 _ 2020년 5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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