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파타고니아 토레스 델 파인 ‘삼봉’부터 아르헨티나 우수아이아까지
푸른 탑, 토델파! 그리고 세 개 봉우리·삼봉
토레스 델 파이네(이하 토텔파, Torres Del Paine)는 우리말로 '푸른 탑'이란 뜻이다. 남미에서 가장 유명한 2,800m급 세 개의 산봉우리이다. 라틴 아메리카의 삼봉(三峰) 선생인 셈이다. 자세히 둘러보는 코스는 크게 W, O형 등 2가지 동선이 있다. 짧게는 3박 4일, 4박 5일, 길게는 7박 8일까지 산장에 묵으면서 트래킹을 이어간다. 산장 숙소를 예약하는 일 자체가 하늘에 별따기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 트래커들은 아예 캠핑 장비를 배낭과 함께 짊어지고 비박(bivouac)을 택한다. 라스 또레스 전망대로 가기 전, 칠레노 산장에서 만난 대만 여성도 ’ 설경‘을 맘껏 즐기기 위해 1년 동안 미리 준비해서 왔다고 굳이 텐트 등 캠핑 장비를 잔뜩 짊어지고 길을 나선다. 자기 키보다 훨씬 높은 배낭짐을 짊어진 뒷모습이 너무 안쓰러워 보였다.
첫날은 W형 코스의 동, 서쪽 끝자락을 동시에 방문했다. 거의 하루종일 걸리는 힘든 동선이었지만 멋진 풍광과 함께 한 일행들 덕분에 많이 즐거웠다. 다만 나이도 꽤 먹은 남미 귀부인? 이 다짜고짜 리무진 앞 좌석을 양보해 달라고 요구하는 바람에 가는 길 잠깐동안 기분이 좀 언짢았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바뀐 뒤좌석 옆자리에 앉은 미국 여대생과 돌아올 때까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는 '행운'을 누렸다. '있을 때 기뻐하지 말고 없을 때 슬퍼하자 말자!' 사진도 서로 찍어주고 토텔파에 대한 정보도 공유하고 남미여행 관련 의견도 나누면서 지루한 줄 모르고 즐겁게 여정을 마칠 수 있었다.
아! 토델파를 눈앞에 두고 돌아선다
둘째 날은 본격적인 토델파까지 왕복 9시간 등반 일정이다. 등산로 입구부터 비와 눈이 썩여 한껏 내린다. 방수 등산 점퍼를 준비하라는 주의사항이 빈말이 아니었음을 올라갈수록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점점 굵어지는 빗방울과 눈보라로 변해가는 악천후가 라스 또레스 전망대로 가는 마지막 발걸음을 돌아 세우게 한다. 일행 중 두 젊은 여행객이 유난히 아쉬움을 넘어 불만이 얼굴에 가득하다. 그런데 어쩌랴? 산악 가이드가 고심 끝에 내린 최종 결정을 따르는 것이 이곳의 규칙인 것을! 사실 등산로 입구부터 힘들어하던 ‘그 사람’때문임을 모두 알면서도 애써 내일 다시 오자며 계속 투덜거리는 남동생을 달래는 누나가 안타깝게 보인다. 그렇게 그 날은 일행 모두는 왔던 길을 되돌아왔다. 날씨가 원망스럽다!
다음날 그들은 결국 더욱 안 좋아진 날씨에도 불구하고 가파른 눈길을 아이젠도 없이 올라 토텔파의 비경을 눈앞에서 보고 말았다. 여하튼 함께 한 기념으로 전날 킹크랩과 화이트 와인 Aliwen에 이어, 오늘은 Guanaco&Lamb 고기와 레드 와인으로 축하 저녁을 함께 했다. 비와 눈에 흠뻑 젖은 상태로 산을 내려와 한동안 맛집을 찾아 돌아다니다 보니 스며드는 한기에 이빨이 딱딱 부딪힐 정도로 덜덜 떨린다. 고생한 만큼 식사 내내 토델파의 비경과 따스한 온기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입 안팎으로 슬그머니 미소가 머문다.
2022년 11월 3일(목), 눈보라 길 토델파 산행, 하이킹을 마치고!
#나홀로 #브롬톤여행 #대륙간열차 #알래스카 #페어뱅크스 #아르헨티나 #우수아이아 #역병시대 #해외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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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발 0 : Cusco&Lima, Peru > Bogota, Columbia > Buenos Aires, Argentina > Cordoba > Salta_by plane (8 hrs) > El Calafate&El Chaltén_by Bus-Sur (7 hrs) > Puerto Natales, Chile_by Bus-Sur (15 hrs) > Punta Arenas > Ushuaia, Argentina > Buenos Aires
*뱀발 1 : 남아메리카의 대부분은 안데스 산맥이 지배하는 인상적인 산악 지형이 특징이다. 안데스 산맥은 대륙의 서쪽 가장자리를 따라 약 7,000킬로미터(4,350마일)에 걸쳐 뻗어 있어 세계에서 가장 긴 대륙 산맥이다. 안데스 산맥은 베네수엘라, 콜롬비아, 에콰도르, 페루, 볼리비아, 칠레, 아르헨티나 등 7개 국가에 걸쳐 있다. 이 지역은 열대 우림부터 알티플라노와 같은 고지대 고원, 칠레의 아타카마와 같은 건조한 사막까지 다양한 생태계의 본고장이다. 대륙의 최남단에는 칠레와 아르헨티나가 공유하는 광대하고 인구 밀도가 낮은 지역인 파타고니아가 있다. 파타고니아는 험준한 산, 넓게 펼쳐진 빙하, 바람이 부는 대초원 등 드라마틱한 풍경으로 유명하다. 파타고니아 안데스 산맥은 북부 지역보다 낮지만 피츠로이 산과 토레스 델 파이네 같은 상징적인 봉우리가 있다. 이 지역은 또한 극지방 밖에서 가장 큰 얼음덩어리 중 하나인 남부 파타고니아 빙원(Southern Patagonian Ice Field)의 본고장이기도 하다. 파타고니아(Patagonia)*라는 이름의 유래는 1520년 페르디난드 마젤란(Ferdinand Magellan)이 그의 탐험 중 현재의 아르헨티나와 칠레 남부 지역을 발견했을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마젤란은 이 지역에 거주하던 원주민(당시에는 테우엘체족으로 추정)을 보고 “Patagones”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전해진다. 이는 스페인어 “Patagón”에서 유래된 것으로, 이는 “큰 발” 또는 “큰 발을 가진 사람”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푸에르토 나탈레스(Puerto Natales)는 스페인어 “탄생”에서 유래하거나, 근처 강의 이름을 차용해 명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뱀발 2 : 80 days of solo Brompton trip in the Americas 55 https://bit.ly/3Jmyx8W To Dear Brompton Owner & Executive Director https://bit.ly/3Grv0o4 My journey in the Americas https://bit.ly/3WlJiMy on 'Brompton Folding Bicycle' http://bit.ly/3vcVJhW on 'Bicycle Travellers'
*뱀발 3 : 이제야 여행 계획(‘21년 12월), 사전준비와 답사('22년 2월-4월)부터 실행(‘22년 9월 14일-11월 14일)까지 ‘기록&보관한' 글과 사진들을 하나하나 정리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