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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다 같이 돌자 새끼섬 한 바퀴-서귀포 연산호 밭

CH IV. 제주 서귀포, 홍. 카. 지. 바다, 그리고 오대양

by 관계학 서설 II Feb 05. 2025

When a light is shone on a soft coral underwater, the radiant tricolor glow it emits and its velvety surface, as soft as a baby's skin, create an experience so profound and mesmerizing that any diver who has touched it even once will never forget that moment for a lifetime.

삼광색의 오묘한 빛깔을 지닌 아기 피부처럼 보드라운 연산호밭이 가로 x 세로 200m로 펼쳐 저 있다. 담셀 피시는 연산호를 자신의 집이자 영역으로 생각하고 접촉하려는 몽매한 다이

  전 세계 바다의 90% 이상은 바다의 꽃이라고 하는 산호가 딱딱한 '경산호'밭이다.


  제주 서귀포 바다는 한류와 난류가 교차하다 보니 해양생태계로는 매우 특이한 여건을 가지고 있다. 따뜻한 바다에서나 볼 수 있는 물고기부터 수온이 낮은 물속에서만 살 수 있는 해조류까지 매우 다양하고 화려한 수중환경을 보여준다. 또한 살아있는 '생물'형태로 연산호가 서식한다. 그 규모와 분포지역도 해양생물학자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할 정도로 넓고 크다.


  우스개 소리로 '안 봤으면 말을 하지 말라'란 말이 저절로 나온다.


  제주 서귀포 문섬 한계창 일대와 새끼섬 수중 절벽 연산호 군락은 직접 보지 않은 사람에게 그때 그 '풍경과 색깔'을 한마디로 설명하기란 쉽지 않다. 설명하려는 노력이 고문에 가까워서 아예 포기하거나 '직접 물속에서......'로 마무리할 수밖에 없다.


  조류에 하늘거리는 부드러운 흔들림과 빛에 반사되어 돌아오는 '무지개 빛깔'은 천상의 선녀 옷자락 같다. 끝을 짐작할 수 없는 절벽 위에 위. 아래로, 좌우로 까마득히 펼쳐져 있는 연산호 군락은 육지의 어떤 위대한 자연풍경도 견줄 수 없을 정도로 장엄하면서 화려하고 심지어 오묘한 신비감까지 느낄 수 있다. 소름이 끼칠 정도로 감동이다.


  일본 대마도 투어를 갔을 때, 현지 수중 가이드가 요란한 몸짓으로 다이버들을 불러 모은 적이 있다.


  '엄청난 무엇인가를 본 모양이다'라고 생각하고 다가가 보니 5cm 정도의 연산호가 2개 있었다. 그땐 황당하다 못해 당황스러웠으나, 지나고 생각해 보면 '연산호'를 본 적이 없는 해외 다이버들에겐 그 자체가 '경이로움'이었을 거란 생각이 든다.


  한국 다이버가 바다의 코끼리인 '만타'를 처음 보았을 때, 온몸에 전율처럼 다가오는 충격적인 감동과 그리 다르지 않을 것이다.


  한동안 그림 같던 문섬 인근 연산호 밭이 태풍과 같은 자연재해와 수많은 다이버들과의 접촉으로 인해 많이 손상되었단 얘기를 전해 듣고 한참 안타까워한 적이 있다. 요즘 지역주민들과 환경보호단체들의 지속적인 노력으로 어느 정도는 복원되었다고는 하나 옛날 같겠는가?


  이 포인트는 오픈워터에서 어드밴스로 넘어가는 해양실습 코스로도 많이 활용한다. 입출수지역이 같아, 200 바 공기 한 탱크로 수심 18m의 수평 중성부력을 일정하게 유지하면서 섬 한 바퀴를 완전히 돌아야만 한다. 50분 정도를 '깊게 천천히' 호흡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20 깡이하의 로그를 지닌 오픈워터에게 쉽지 않은 도전과정이다. 다만 제주 서귀포 연산호 절벽밭의 빛깔, 장관을 보는 순간,  그 '신비한 마력'에 사로잡혀 스쿠버의 세계에서 빠져나오기란 그리 쉽지 않다.  


  그래서 요즘은 연산호밭의 원래 모습을 볼 수 있었던 나는 정말 행운아란 생각으로 우쭐해진다. 더 나아가 우리나라에도 세계 유명 다이빙 포인트 중 하나가 있음을 외국 다이버들에게 틈나는 대로 열정적으로 설명하곤 한다.

제주 서귀포 문섬 옆 색끼섬 연산호 절벽밭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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