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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요일 Nov 18. 2022

어쩌다 가끔

나 탐구생활



어쩌다 가끔 도시를 벗어나면

어쩌다 가끔 시인이 된다.


아무것도 섞지 않은 푸른 하늘과

울긋불긋 색을 바꾸는 능선을 따라

푸른 강물이 경계인 듯 아닌 듯

모호하게 선을 긋고 보이는 풍경


한창 푸르렀을 이파리를 떨구고

한여름 열기에 물기를 말리고

푸른 잎들을 태우고

바스락바스락 가벼워진 몸으로

이제는 축 쳐진 나뭇가지가

그대로 서서 그림을 만들어 낸다.


어쩌다 가끔 산보나 하며

감상에 젖는 나에게도

어설픈 글이라도 휘휘 적어낼 수 있게 하는

너그러운 가을에,

너그러운 하늘에,

너그러운 강물에,

너그러운 동무에

한없이 감사한 오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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