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으로 출판하고 나니 종이책도 내고 싶은 욕심이 생겨버렸다. 부모님은 눈이 안 좋고 첨단 기기랑 친하지 않으니 이북을 보기 힘들어하시고, 40대 말이 된 친구들은 노안이 와서 눈을 찌푸렸다 폈다 하며 휴대폰 글자를 보는 모습이 여간 안쓰럽지 않았다. 고객서비스 정신이 발동하여다시 한번 힘을 내 종이책을 낼 준비를 해본다.
1단계. 자기소개서, 출판계획서를 점검한다.
자기소개서와 출판계획서를 작성한다. 웹서핑을 하며 찾은 양식에 필요한 사항들을 채운다. 출판한 전자책의 pdf파일과 홍보 이미지까지 꼼꼼하게 준비한다. 미리캔버스를 유료로 해두니 이럴 때는 그럴듯하게 자기소개서나 홍보 양식을 만들 수 있어 좋다.
2단계. 출판사 메일 리스트를 확보하라.
'출판사 투고' 검색을 하니 깨알 같은 정보들이 쏟아져 나온다. 인터넷 서핑으로 출판이라는 새로운 세계에 들어간다. 투고하려면 먼저 출판사의 메일 주소가 필요하다. 검색하다 찾은 출판사 메일 주소 리스트를 저장하고 먼저 출판한 능력자 지인에게도 메일 주소 목록을 부탁해 둔다.
3단계. 출판사를 확인한다.
출판사의 메일 목록을 확보하고 다음 할 일은 메일을 쓰는 것. 그런데 귀찮다고 단체 메일로 일괄 발송하면 절대 안 된다고 앞서 출판한 고수님들이 신신당부한 글을 읽은 터라그 조언을 깊이 새기고 출판사를 하나씩 검색해서 각 출판사의 책 목록과 주제나 장르 등을 면밀히 확인한다. 몇몇 출판사는 인터넷 사이트에 원고투고하는 법을 상세히 안내해 주는 친절함을 보이기도 했다. 어떤 곳은 최근 출판이력이 거의 없었다. 홈페이지를 자세히 살펴보니 출판사마다 성향도 스타일도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인문, 교양, 교육 쪽에 출판한 책이 있거나 최근까지 출판한 이력이 있는 출판사만 골라 그 출판사만의 성향과 스타일에 따라 내용을 조금씩 변경하여 메일을 보낸다. 내용은 비슷하지만 일괄 전송을 하지 않고 몇 글자라도 조금씩 변경하여 보내다보니 속도가 더디다. 벌써 몇주째 투고에만 메달리고 있다.
4단계. 기다린다.
어떤 출판사는 원고를 검토하고 연락해 주겠다고 친절한 답변을 바로 보내주는가 하면 어떤 출판사는 며칠이 지나도 메일을 확인하지도 않는다. 일주일 넘게 기다렸다. 드디어 한 출판사가 예약판매라는 단어로 출판을 제의해왔다. 반가운 마음에 고심을 했지만 일단 용어도 생소한 예약판매에 인세에 대한 언급은 자세히 없고 작가에게 판매부담이 너무 큰 것 같아정중히 거절했다. 그리고 또 기다린다. 3~4곳은 출판성향이 맞지 않는다고 거절의 메시지를 보내왔다. 그리고 또 기다린다. 무작정 기다리기만 하니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든다. 그래도 일단 6월 말까지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잠자코 있어 보기로 한다. 생각해 보니 제일 하기 힘든 게 아무것도 않고 가만히 기다리기였다. 쉽지 않은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