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권의 책이 배달되었다. 일 년간 열심히 책을 읽고 글을 썼더니 문집 두권이 되어 내 손에 들어와 있다.
두 권의 문집에 실린 글
요즘은 하고자 하는 열의만 있으면 좋은 콘텐츠와 최신 강의를 무료로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 특히나, 도서관 주위를 기웃거리면 재미난 강의들이 널려있다는 것은 안 비밀이다. 올해는 글쓰기를 목표로 도서관 에세이 강의를 들었다. 총 10편써서원고로 차곡차곡 모아두었다. 그중 몇 편이 여러 사람의 정성스러운 손길을 거쳐 문집으로 탄생했다. 뒤이어 글벗들과동아리를 만들고쓴 에세이가 또 다른 도서관 문집에도 실리는 영광을 얻게 되었다. 문집이래 봐야 글을 쓴 사람이나 도서관 관계자들 몇 분 정도만 읽는 정도 이겠지만 이제 막 글을 쓰기 시작한 병아리 작가들에겐나름의 큰 의미가 있다.
작은 시내가 모여 강이 되고 또다시 큰 바다로 이어지듯 끊임없이 시도하는 작은 도전의 힘은 생각보다 크지않을까.
완벽하지도 화려하지도 않은 글이지만 막상 인쇄되어 손에 잡히는 책으로 받아보니 감회가 새롭다. 요즘은 어디서나읽을거리들이 넘쳐나고 휴대폰 안의 검색으로 원하는 정보를 언제든지 찾아 볼 수 있는 때이지만 아날로그 종이책이 주는 질감과 묵직한 존재감은 그 나름의 매력과 향수가 있다. 누가 이 책을 많이 봐줘서 좋은 것이 아니라 나의 작은 시도가 뭔가 다른 차원의 것으로 업그레이드되었다는 자체가 매우 뿌듯하다고해야 하나.남들이 뭐라 하든 거북이같이 나의 성장이 더디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 멈춰 보이지만 절대 멈추지 않는 그 무엇이 주는 성취감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행여나 십 년, 이십 년이 지나서 다시 보게 되면 부족하고 창피한 글일 수도 있겠지만 작은 시도의 발자국, 열심히 고민한 흔적은 누렇게 바랜 일기장만큼이나 소중한 나름의 역사이지 않을까. 잔뜩 받아둔 문집을 쌓아두고 누구에게 줄까. 요즘 같은 때에 베스트셀러도 아닌 조촐한 문집을 챙겨주면 누가 좋아할까. 부담이 되지 않을까 괜한 걱정을 한다. 혹시나 재활용 쓰레기 종이로 분리배출될 위기에 처해질까 봐 선뜻 내주지도 못하고. 내 방구석에 똑같은 문집 몇권이 언젠가 읽힐 그날을 기다리며 올망졸망 쪼르르 꽂혀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