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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요일 Jun 02. 2024

걷기를 멈출 수가 없어

골목 걷기 예찬

굽이굽이 골목길을 걷다 보면

평범한 사람들의

구구절절 소중한 일상의 모습을

엿보게 되지.


휙휙 차 타고 지나갈 때는 얻을 수 없는

사소하고도 은밀한 추억을 골목길에선 

만들 수 있어.


아기자기한 풍경과 소박한 사람들

각자의 일로 바쁜 사람들의 삶이

모래알처럼 빛나.


바닷가 모래사장에서 목을 길게 빼고

엉거주춤 구부정하게 걸으며

모래를 헤쳐내고 빛나는 조개껍질을 찾는 것처럼


나름대로 닳고 인 굴곡진 모양이라서

뾰족하고 하얀 생김새가 같은 건 하나도 없어서

모래알같이 비슷한 일상 속에서

흐린 빛으로 반짝이는 그들만아름다움이 있어서

줍고 또 주워서 주머니가 불룩해지고

발목까지 밀물이 차올라도

불그스름한 노을빛이 긴 그림자를 드리워도

걷기를 멈출 수가 없어.


걷고 또 걷고

찍고 또 찍고

담고 또 담아도

새롭고 또 재밌기만 해

휘적휘적 걸으며 

보석 같은 일상을 구경하는 일을

도대체 멈출 수가 없어.

성북동 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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