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생각이 안 날 때 베어 물었던 각설탕 한 조각. 그거 되게 달았잖아 기억나? 손금 따라 흐르는 건 수줍은 마음이었고, 서로 용기 낸 걸 칭찬해 줄 사람도 서로였는데. 있잖아, 그때 네가 무심코 나 쳐다봤을 때 나 잠깐 심장 멈췄던 것 같아. 네 숨결이 내 심장을 쓰다듬었다고, 그런 착각도 했을지 몰라.
어쩌면 같은 우리. 살갗에 눈꽃이 피어나면 되돌아가는 중이라고 생각해 줘. 너에게로 흩날리는 중. 마주한 풍경에 글씨 하나만 남겨두고 떠나올까 봐. 아스팔트 위로 따라올래? 3시 31분, 가로지른 시침이 무중력의 꿈을 품는 계절에.
무심코 걸어간 숲길에서는 두 아이가 자전거를 타고 있었지. 빨간 머리 아이가 갈색 머리 아이에게 작은 조약돌을 하나 건네면서, 얘야 집은 어디니 하고 묻더라. 나는 그 애 둘이 언젠간 사랑하게 될 것만 같았어. 나무 아래에 서있었거든. 딱 한 번 열렸다 닫히는 청록벚꽃나무. 커다란 입을 벌려서 가득 삼켜 봐. 우린 너무 어려. 우린 우리를 너무 몰라.
우린 우리를 너무 사랑해.
자전거 바퀴에 달린 시계추는 어디로 흐르는지 알 수 없는 음계를 그리고 있고. 바람의 첫사랑을 닮은 곡선. 연하늘색 실을 얕고 잘게 굴려서 솜사탕을 만들까 봐.
서툰 진심을 나눠 먹자.
그런데 만약에 진짜 아주 만약에 말이야.
팔팔 끓이다가 전부 소멸되면 어쩌지?
그 애들은 결국 사랑노래 가삿말이 되었대.
했던 이야기를 또, 너는 자꾸 말하고 있지.
잠든 나의 애인아. 무심코 내민 두려움을 껴안아 주었던.
오해하지 않은 눈은 먼 나라 호수 같고. 환하게 굴곡진 입 동굴.
보고 싶네요.
아카시아, 당신이 나한테 준 향기.
잊지 못해 평생을 앓고 있단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