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청연 Aug 09. 2024

기차는 다시 오지 않았다.

시간도 다시는 돌아 오지 않는다

   기차는 다시 오지 않았다.    


 

   이 길 따라가다 보면 기차역이 있다고 했지.

   다니는 기차소리 들리지는 않지만 팔 흔들며 타박타박.

   빠른 차 스쳐 달리는 소외된 시골 국도, 덩치 큰 화물차 지날 때면 훅 덮치는 더운 바람, 그리고 찐득한 먼지 세례.

   괜찮아 숨은 쉴 수 있으니까.

   가깝다던 기차역은 대체 얼마나 더 가야 하지?

   땀에 절어 먼지에 절어 내 무릎이 후들, 흔들린 건 신발이 무겁기 때문이야.

   저기 저 앞에 골목길로 접어들면 더운 바람 흙먼지는 피할 수 있을 텐데 기차역이 멀어지잖아.

   차라리 거추장스러운 신발을 벗어던지고 말지.

   이쯤이나 걸었으면 기차역은 보여야만 할 텐데, 달리는 자동차들은 언제부터 전조등을 켠걸까.

    

   너 태운 기차 떠나면 다음 기차 타고 뒤따라 가려 했을 뿐.

   더러워진 신발 내려다보고 있었던 건 시선을 피한 건 아니었어.

   기차는 출발하고 넌 손을 흔들고 있었을까?

   난 여전히 발끝에 묻은 흙 따위를 털어내고 있었던가? 

    

   기차는 다시 오지 않았다.

   너 태운 기차 떠나고,

   기차는 다시 오지 않았다.

     

   이 길 따라가다 보면 기차역이 있을 거라 했지만, 

   나는 이미 알고 있지.

   더 이상 기차는 오고 가지 않음을...

                           


이전 22화 날개와 추락의 상관관계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