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딜 수 없이 아픈 상처
Ⅰ
바람마저 닫혀버린 잔인한 밀폐
치르르 짙어지는 어색한 어둠
사랑이 고독하여 차라리 떠난다나
풋애기 옹알임을 비적비적 뱉는 그대
사랑이 사랑함에 큰 고독 있는 줄을
영혜한 그대가 모를 턱 없었거늘
Ⅱ
온기마저 전해지는 살가운 거리
켜켜이 내려앉은 희나리 어둠
고독을 사랑하여 차라리 이별이라
허울 좋은 입바름에 나는 그만 헛웃음이
상처마저 남지 않을 퍼르덩 가슴팍엔
고독마저 사치임을
그대,
정녕 몰랐다 하시는가
Ⅲ
차라리
이별이 고독을 사랑하여
고독한 사랑으로 이별해야 한다는
알아들어서는 아니 되는
알아들을 수 없는 지껄임을
나로 하여 이해하게 하시던가
Ⅳ
축축하고 번질거리는 이 어둠에서
내가 먼저 나가겠소
그대,
잘 사시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