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들은 ‘되살림’하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르시나요?
이제는 재사용 문화가 일반화되어 가장 먼저 헌 물건을 여러 방식으로 다시 쓰는 것을 떠올리신 분들이 많으리라 여겨집니다. 맞습니다. 주변에 조금씩 찾아볼 수 있는 재사용 자선가게들이 바로 이러한 재사용/재활용 문화를 확산해가는 일을 선도하고 있죠. 게다가 요즘에는 관련 온라인 플랫폼들도 무척 활성화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해당 단어를 ‘다시 살리다’라는 의미로 확장해보면 되살림은 비단 물건에 국한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자연도, 그 안에 살고 있는 사람도 몇 번이나 다시 살아날 수 있습니다. 폐허 속에 일어나는 이름 없는 풀꽃, 실패의 시름 속에서도 다시금 의지를 불태우는 이. 자세히 살펴보면 이러한 되살림의 순간을 우리는 생활 곳곳에서 마주치게 됩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살림의 과정은 어떻게 시작되는 것일까요? 물건을 재사용/재활용할 때에도 가장 먼저 하는 것이 해당 물건을 만지며 이상은 없나, 다시 활용할 수 있을까 골똘히 생각하는 과정인 것 같습니다. 그렇게 물건과의 접촉면을 늘려가며 용도에 대한 이해를 확장해나가는 것이겠죠. 사람의 살림 또한 이와 비슷합니다. 만남의 접촉면이 확대될 때 비로소 되살림은 시작됩니다. 한 사람의 가치를 소중히 알고 관계하며 변화에 대해 상상하는 것, 물건을 사람으로 대치했을 뿐인데 어쩐지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교수자의 영역과도 비슷하게 보입니다.
그렇습니다. 교육은 '사람살림'과 맞닿아 있습니다. 스침이 아닌 만남으로서의 교육, 억누르는 교육이 아닌 살림의 교육은 이처럼 바라보고 이해하고 접촉할 때 생겨납니다. 꼭 교수자로 대상을 상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부모가 자식을 바라볼 때도 이와 같지 않나요? 부모는 아이들과 접촉하고 이야기하며 자녀의 아름다운 변화를 먼저 상상합니다. 부모는 그렇게 아이와 함께 미래를 삽니다. 되살림은 그렇게 현재만이 아닌 미래의 영역까지 포괄합니다. 물건의 되살림은 다음 세대의 환경적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고 있으며, 사람의 되살림은 다음 세대의 관계적 안전망을 잇습니다. 그렇다면 광의적인 의미의 되살림은 현시를 벗어나 그물코로 연결된 모든 생태계의 복원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요?
그 출발점이 '만남'이라는 단순하지만 중요한 귀결에 맞게 먼저 말과 손을 건넬 수 있다면 우리는 모두 훌륭한 교육자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