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猫)한 가족
쭙쭙이와 뚱띠는 어디에나 돌아다닌다. 밟을까봐 조심조심 다닌다. 올라가기도 잘 해서, 소파위에도 있고, 바닥에도 있고 진짜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어디에나 있다.
고양이들은 다니며 털을 남긴다. 특히 보드라운 빨래더미, 이불 등등에는 신나게 놀기 때문에 집에 있는 섬유들은 죄다 털투성이다.
그래서 홍삼님과 나를 보는 사람들은 우리 집에 고양이가 사는 것을 쉽게 눈치 챈다. 열심히 돌돌이를 돌려도 어찌 그리 계속 남아 있는지 모르겠다.
고양이들은 홍삼님과 나에게 감출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 나와 홍삼님의 삶에서 뚱띠와 쭙쭙이는 어느새 녹아 들어 버렸다. 그리고 우리는 가족이 되었다.
고양이와 사는 삶은 즐겁지만한 것은 아니다. 솔직히 장난치고 사고치는 거 보면, 하루에 9번씩 내다 버리고 싶다. 그러나 하루 한 번씩 예쁜 짓을 하는데, 그러면 또 예쁘다 예쁘다 하며 쓰다듬고 있더라. 그렇게 하루하루 살아간다. 가족도 그렇지 않을까? 잡곡밥을 죽어도 먹지 않겠다고 떼 쓰는 딸을 바꿀 수도 없지만 그래도 이쁜 면도 있어서 이렇게 저렇게 함께 살아가듯 고양이와의 삶도 그런 것 같다. 그래도 하루에 1번 예쁜 짓을 할 땐 세상을 다 주어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존재로 보인다.
집사들도 고양이를 사랑하지만 고양이도 집사들을 사랑한다. 그래서 우리는 가족이 되어 살아가는 것이겠지? 우리는 가족이다. 묘(猫)한 가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