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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한 Apr 13. 2024

이광수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캐릭터 - 123


이광수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이광수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이름: 조진혁

제목: 광역


정시 출근에 정시 퇴근,

그렇게 보장된 워라밸을 통해 많은 걸 꿈꿨던 진혁. 


어쩌다 공무원이 된 진혁이었는데,

특별공시를 통해 4급, 과장으로 일하게 된 진혁이었다.


대한시 최고의 특채, 

자신의 실력으로 봐서는 국장인 3급도 노려 볼만 했으나, 

3급은 시장의 바로 직계로 연결되는 문제라 귀찮을 것 같아서 

적당히 덜 바쁜 3급으로 대한시 혁신센터국 청년과 과장으로 일하게 됐다.


그런데, 이게 웬 걸? 청년과라서 그런지 일이 많았다.

많아도 너무 많았다. 그냥 적당히 놀면서 채용기간 4년동안 놀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어쩌다 보니 놀기는커녕 퇴근 시간이 훨씬 지난 다음 퇴근을 하고 보면

곧 보면 출근이었다. 그렇게 출근 시간과 퇴근시간은 사실상 의미가 없다. 


자신한테 혁신국을 소개해준 재석이형이 미운 진혁이었다. 

얼마전에 찾아온 재석이는 열심히 일하는 진혁을 보며,

역시 자신이 추천을 잘했다고 어깨가 들썩거렸다. 


“아니 형? 이 일, 그냥 엉덩이로 의자 뜨끈하게 데우다가 퇴근하면 된다며?”

“왜, 일 잘하더만, 아니면 너가 덜 열심히 하면 될 거 아니야, 적당히 빼기 치고”

“내가 그럴 사람은 아니잖아! 적당히 이름만 필요한, 일하고 싶어도 일이 없는.. 그런 곳이라며”

“진혁아, 솔직하게 그런 곳이 있겠냐? 월급은 적어도 일은 많은 곳은 있어도”

“아니, 이건 너무 하잖아?”

“대신 월급은 많이 받잖아?”

“맞아, 보니까 내가 국장 보다 많이 받더라”

“그래, 너 열심히 하고 있단 증거지”

“아니 형? 이건 아닌 거 같은데?”


그렇게 따지려는 진혁을 피해서 가버리는 재석, 

그런 재석을 보며 어이없어 하는 진혁이었다. 

재석에 추천을 받아 혁신센터국의 대한시민 체력관리국 국장 종국과 

대한시민 정신건강국의 광수도 재석에게 따진다.


이 셋은 만나기만 하면 자신을 이곳에 추천한 재석을 욕하기 일쑤였다. 


“너도 속았구나”

“그래, 나도 속았어”


어공이 이렇게 바쁜 자리인 줄 몰랐다. 

멋진 사무실은 커녕 서류만 쌓이고, 찍을 도장은 뭐 이리 많은 지

책임가지고 서류를 살펴보고 직원을 불러 브리핑을 듣고, 

또 심사 요청은 왜 이렇게 많은지 분신술을 쓰고 싶은 과장들이었다. 


그리고 국장은 시장만 만나면 새로운 일거리를 가지고 왔다. 

그러면 과장들은 서로 자신이 과와 맞지 않음을 이야기했다.


“너희, 계속 그럴꺼야?”

“네, 일단 있는 일부터 마무리를 잘 해야죠”

“우리 국, 3년 후면 없어질 수도 있어, 할 수 있을 때 해야지!”

“아니, 없어질 국이면, 그냥 지금 없어져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국장과 다툰 후, 

결국 쪼개져 일을 오면 더 일이 배로 늘어나, 

서로 일꺼리를 평등하게 분류해 이건 내가, 저건 니가 하면서 맡게 된다. 


그렇게 과를 위해서 일하고 오면, 

직원들도 힘들어하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그래도 시장 직속이라 진급을 빨라 많은 사람들이 지원하게 되고,

진실을 깨 달아 바로 분기 때 마다 빠져나간다.

그래서 오랫동안 전문으로 일하는 공무원이 없다. 


진혁과 비슷하게 어쩌다 공무원이 된 계약직 공무원들이 가장 전문적이다. 


“조 과장님, 어제 보고 드렸던”

“어제? 어제 뭐? 뭐지?”


보고도 하도 많이 받아보니, 다시 얘기를 해야했다.


“아, 청년 역세권 관련해서”

“아, 그건, 그거 SH랑 오늘 미팅하기로 했는데, 지금 실무자가 누구지?”

“접니다… 그게 오늘 미팅이 사고가 나서 조정 가능할지 여쭤보는데”

“아, 나랑 4시, 아, 언제요? 무슨 사고요?”

“지금 SH에서,,”


청년거주팀의 서현은 자신이 말하기 그랬는지 과에 배치된 TV를 튼다.

TV에서는 SH 공무원들이 자신들의 업무정보를 이용해 부당이득을 취한 뉴스가 나오고 있었다


“뭐야,,”

“그래서, 지금 SH에서 국정감사 및 세무조사, 검찰 조사, 경찰 조사 등 각종 조사가 들어갈 예정이라, 업무가 마비라고..”

“그럼 이거 며칠이나 밀어지는 거예요?”


그때 진혁의 전화가 울리는데, 이름에는 김지원 시의원이 적혀있다.

자신과 함께 청년거주에 대한 시정에 대해서 얘기중인 시의원이었다.


“이거 뉴스 언제”

“오늘 아침에 갑자기 터진 것 같습니다”

“저런, 저런 놈들 때문에 에휴, 네 의원님, 조진혁 과장입니다, 아 네네, 저도 방금 뉴스 보고~”


진혁의 뒷모습을 본 서현은 우선은 자리로 돌아간다.

시의원과의 통화는 언제 끝날지 모르는 이야기이다. 


특히 이런 전화라면 더 오래걸리겠지, 전화가 끝나고 과장님이 알아서 자신을 찾겠지 했다.


진혁은, 차라리 국장이 될 걸 그랬나 하는 생각도 들지만,


“네, 시장님, 지금 올라가겠습니다”


하고 국장실을 나서는 국장을 보며, 그냥 어공을 하지 말았어야했다는 생각을 했다. 

그때 자치구와 거버넌스를 하고 있는 지은이 문서를 들고 과장실로 오는데,


과장님의 통화가 언제 끝날지 기다리다가 돌아가는데,

그뒤에 지은의 모습을 보고, 또 보고하려고 오던 공무원들이 자신의 자리로 돌아간다.


진혁도 자신에게 보고를 기다리는 공무원들을 보고, 

오늘도 역시나 정시퇴근은 불가능 하겠구나 했다.


또 주 52시간 때문에 올리지도 못하는 야근, 209시간이 넘는 월 근무시간이 생각난다.

209시간도 너무 많다. 더줄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진혁이었다.

주 30시간이 적당하지 않나 그리고 그런 모법근무일수를 만들어 

공무원이 가장 모법적으로 실천해야한다고 생각하지만


정말로 그렇게 된다고 하더라도 어공인 자신은 이미 민간인이 되어 있겠지?

그런 생각을 하면서 그러면 역시 공무원은 열심히 일 해야지 하다가

자신이 지금 공무원인데 사돈 팔촌 얘기하는 것처럼 하고 있는 모습에 또 한숨이다.


시의원과 통화를 끝내고 사무실을 보는데,

못 보던 얼굴이 있다. 아닌가? 어디선가 봤나?


국장의 눈치를 살핀 생활팀 팀장이 일어서서


“과장님 그때 소개해드린 새로온 인턴들입니다. 규진씨, 수민씨, 그리고 저기”


팀장은 새로운 인턴을 진혁에게 소개한다.

저번에 새로 온 인원들과 식사 자리를 가지는 일정을 짰다가

급히 바뀐 일정 때문에 바뀐 게 생각난 진혁이었다.


“아, 규진씨, 수민씨, 그리고 선빈, 보영, 효주 연희, 보아 잘 부탁해요. 조만간 식사한 번 하자고”


진혁은 그렇게 인사를 하고, 

심사가 마련된 자리로 서둘러 이동한다. 


새로 청년문화와 관련된 사업에 대한 행사를 주관할 대행사를 뽑는 일이었다.

이런 일로 홍보기획팀에게 연락하는 대행사 직원들이 많았다.


먼저 식사를 하자고 연락오는 것도 많았지만

아무리 어공이라고 해도, 김영란법에 저촉되는 행위는 할 수 없는 진혁이었다. 


그렇게 미리 연락해온 것 중에 유일하게 받은 건

지난 친구사이로 자주 연락 했었던 지효밖에 없었다. 


“지효야, 오랜만이야”


그렇게 보게 됐는데,

지효는 자신이 최근에 취업한 광고 기획 및 대행사에서 

이번에 대한시 사업을 따내고 싶어한다고 솔직하게 말한다. 


진혁은 표정이 일그러졌지만, 곧 지효의 마음이 상하지 않게 풀어본다.


“지효아”

“나, 초조해서 그래, 연락한 건 미안한데, 너한테 정보 얻으려고 한 건 아니고, 나 그냥 내 요즘 상황 말한거야”

“그럼, 내가 따로 도와줄 수 없는 건 알지?”

“그럼, 그냥 우리 친한 친구잖아. 힘들 때 도와주고”

“근데 왜 힘들어, 그 회사 대표가 힘들지”

“그 대표가 나거든.”

“? 뭐야? 너 언제 회사를 차렸어?”

“원래 무늬만 대표였는데 전문 CEO가 사직서를 내서 구하기 전까지 내가 운영하게 됐어”

“너, 부자, 아 그래? 근데 왜 따내고 싶은 건데?”

“그걸 말하면 청탁이 되지 않나? 끝나고 말해줄 게”

“그래, 우선 이 고기나 먹어봐”


지효에게 자신이 구운 고기를 던져주며,

지효의 개인 일만 자신의 일과 엮이지 않은 부분만 들으려 하는 진혁이었다.


어쩌다 공무원이 됐지만,

거의 모든 시간을 일에만 쏟게 된 진혁이었다.


그래도 이 일을 하면서 가장 만족하는 일은, 

지난 컨퍼런스에서 일어났다. 수많은 청년들이 참여한 축제 당일. 


그는 행사 관계자로 행사가 잘 진행되고 있나 컨퍼런스 장을 한바퀴 돌았는데,

자신의 첫사랑인 연희를 만나게 되었다. 


“어, 소영아?”

“어, 너 진혁이..? 뭐야 니가 여기 웬일이야?”

“너는, 가수,, 한다더니”

“나 가수 하고 있잖아, 오늘 무대도 우리 밴드가 오르는 걸?”

“오, 정말? 어, 그러고 보니..”


무대에 초청된 가수 중 하나가 어쩐지 낯이 익었는데


“소녀의 품격, 이거 너였구나”

“야, 그럼, 너는 요즘 뭐하고 지내냐? 이런 자리에도 오구, 아니다 우리도 아직 청년이지”

“우리도 청년이라고 주장할 수 있지, 안되는 건 아니지, 나는 그러니까, 너 보러 왔지”

“뭐? 아까는 알아보지도 못하더니?”

“일부러 모른 척했지, 니가 나 알아보나 실험하려고”

“짓궂은 건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네”

“짓궂다니 센스 있는 거지, 무대 끝나고 시간 있어?”

“시간, 없지만 너가 요청하면 내야 겠지?”


그렇게 오랜만에 만난 첫사랑.

그녀와 다시 연락이 된 것도 이 국장 일을 하면서였으니까. 


그렇게 진혁은 소영이를 만나는 시간을 제외한 모든 걸 

일하며 쏟고 있었다. 


진혁에겐 꿈이 없었다. 

그래서 소영이를 만났을 땐 신기했다.

뭐든 열심히 잘하는 소영이는 자신과 조금 달랐다.


진혁은 그냥 하는 일들은 소영은 열심히 했다.

하다 못해 게임도 소영은 열심히 했지만, 

이미 오랜 실력을 쌓아온 진혁을 이길수 없었다.

그런데도 열심히 하던 소영이었다. 


그렇게 소영은 결국은 진혁을 이겼다.

진혁이 모르던 새로운 바구까지 계발하면서였다.


“소영이 너 대단한데?”

“나는 원래 대단하지, 너는 이제 소단하네~ 대단한 나한테 졌으니까!”

“소까진 그렇고, 중상으로 하자”

“싫은데~ 승자 독식 몰라?”


그렇게 행복했던 시간이었지만,

소영이에게 차마 사랑한단 말까진 못했고,


연인 보다는, 좋은 인연으로, 

친구로 헤어졌던 시간이 지나고 꽤나 멋진 모습으로 살고 있는 소영이를 만난 진혁이었다.


진혁은 그저 자신의 맡은 일에 대한 책임을 질 뿐,

소영처럼 꿈을 가진 사람은 아니었다.


그렇게 살다가, 

꿈을 가진 소영을 만나,

소영이란 꿈을.. 가지게 된 진혁이었다. 


대한광역시에서. 

어쩌다 공무원이 돼서 

광역 공무원으로 자치구 공무원들과 

또, 광역으로 활동하는 활동가들과 자치구 활동가들과


자치구, 구청장과 

광역시 시장과의 


거버넌스를 해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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