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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돌 Aug 08. 2024

3년 일기

번외편

 7년째 작성하고 있는 3년 일기장. 매년 같은 날짜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짧게 작성하는 일기장이다.

3년 일기장의 장점은, 1년 전에 했던 고민을 1년 뒤에 읽으면 별 일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는 것이다.

2021년~2023년에 작성한 일기장을 읽어보니 세월의 흐름이 재미있어 이곳에 옮겨본다.      


[1월]

2021년 1월 26일

강릉문화원에 이력서 쓰는데 내가 봐도 엉망진창이다. 나의 수려한 문장력을 실시간으로 감상하고 싶다면 채용하라고요. 아니면 말고 뭐. 취업이 될 때까지 버티자. 일상은 소소하게 행복하자.  

#결국 서류 광탈. 아니면 말고. 흥.      

2022년 1월 26일

엘지 에너지솔루션 공모주로 20만원을 벌었다. 기뻐서 한 잔 했다. 얏호 #내 인생 공모주 최대의 업적.      

2023년 1월 26일

nothing. 미래를 생각하니 심란해서 밤에 잠이 안 온다. #토닥토닥


[2월]

2021년 2월 1일

동해에 다녀왔다. 기차타고 휙- 하고 다녀왔다. 장칼국수도 먹고, 바다 앞 카페도 가고. 집에 올 때는 유명한 계란김밥도 사왔다. 동해 자체는 시골이라 큰 볼거리는 없었지만, 슴슴하게 재밌었다. 또 가볼까? #그 후로도 한 번 더 놀러갔었다. 심심한데 재밌는 동네.     

2022년 2월 1일

2월은 전시회를 많이 보러가기로 결정. 천천히 감상하기 위해서 그림 볼 때는 혼자 가는 것이 더 좋다.

#한창 전시회 관람 다니던 시절.     

2023년 2월 1일

광장시장에 가서 잡채 김밥을 먹었다. 그냥 그런데..?

#일기에 맨날 먹는 얘기만 적었네.      


[3월]

2021년 3월 19일

가루 베이커리에서 앙버터를 사먹었는데 다른 빵이 더 맛있었다. #일기에 진짜 먹는 얘기만!! 초딩이냐.     

2022년 3월 19일

아빠가 폐렴으로 입원하시고, 유선 상으로 보호자에게 연명치료 여부를 물었다. 의례적으로 물어보는 것일까? 위독한 것인가? #아빠가 참 오래도 아팠다 싶다.     

2023년 3월 19일

내일 체중을 재기 위해서 저녁도 굶었다. 그런데 생리하기 직전이라 무게는 올라갔네. 억울하다. 매일 밤 배고픈데. #다이어터 시절의 눈물 젖은 일기      


[4월]

2021년 4월 26일

중랑천을 걷고 저녁으로 감자탕에 소주 반병을 마셨다. 국밥에 소주라니. 어른이 된 것 같잖아. #걷기만 하고 집에 와서 자렴. 인간아.     

2022년 4월 26일

불현 듯 방콕에 너무 너무 가고 싶다. 얼른 로또가 되면 좋겠다. #노답노답....     

2023년 4월 26일

소마미술관에 가서 전시 관람. 작년에 서울 미술관에서 본 근현대미술전이 더 재밌었던 것 같다. 오랜만에 올림픽 공원 오니까 너무 좋다. #올공 최고!          


[5월]

2021년 5월 10일

카인드 짐에 등록해서 운동도 열심히 하자! 아자아자! 죠스 떡볶이에서 로제 떡볶이를 먹었는데 신전이 더 맛있는 것 같다. #강릉에서 서울로 올라와서 백수였던 시절. 그만 먹고 운동해야한다는 생각만 하고, 떡볶이 먹고 있었구나. 너어.      

2022년 5월 10일

도곡 ssg 마켓을 구경했다. 수입 참치 캔이 19,900원인 것을 보고 로또가 되서 타워팰리스에 살아도 유지비가 없어서 이사 가야 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 이번에 예매한 선우예권 티켓값이 21,000원이었는데 말이다. 참치 캔과 피아노 리사이틀. 너무 웃긴다. #도곡동쪽 회사를 다니던 시절 ssg 마켓 물가에 깜짝 놀랐던 날.      

2023년 5월 10일

JOY언니가 해 준 타이마사지가 매우 감동적. 말은 안 통했지만 90분 동안 교감을 하면서 마사지를 받았다. JOY언니가 sabai sabai라고 말해줬는데 호텔에 돌아와서 찾아보니 ‘편안하게’라는 뜻이었다. 덕분에 즐겁에 방콕 여행을 마무리했다. 감사합니다. #방콕 여행 갔다가 받은 마사지가 좋아서 JOY라는 분께 3일 동안 예약해서 받았다. sabai sabai


[6월]

2021년 6월 12일

구름속의 죽음, 죽음과의 약속. 죽음이라는 제목의 애거서 크리스티 책 두 권을 읽었던 날. #백수시절 매일 추리소설을 읽었던 나.      

2022년 6월 12일

넷플릭스에서 스윗 프랑세즈라는 영화를 봤다. 남자주인공이 푸틴 닮았다는 생각을 했는데, 댓글에도 ‘핸섬 푸틴’ 이라고 적혀있어서 한참을 웃었다. 다들 보는 눈이 똑같구나. 담배피면서 위스키 마시는 모습이 왜 이렇게 멋있는데. 핸섬 푸틴. 유죄인간. #영화 참 재밌었다.      

2023년 6월 12일

피곤 해 죽겠지만 운동 다녀왔다. 의지의 화신. YEAH! #다이어트와 운동을 불태우던 시기. 장하다.      


[7월]

2021년 7월 30일

첫 월급날. 1년 2개월 만에 받은 월급. 장하다 백수탈출. #아이 러브 머니     

2022년 7월 30일

은영이랑 잠수교집에서 삼겹살 먹었는데 맛도 없는 것이 매우 비쌌다. 심지어 볶음밥이 5천원!? 대 분노. 올해의 돈 낭비 1위다. #그 후로 다신 가지 않았음.     

2023년 7월 30일

영화 바비를 봤는데 그냥 그랬다. hmm... #작년은 고기가, 이때는 영화가. hmm...     


[8월]

2021년 8월 6일

갖고 싶었던 검정 볼펜이 있었는데 무슨 연유인지 출근했더니 내 책상위에 바로 그 볼펜이 놓여있었다. 누가 두고 갔을까? 하여간 감사감사. #시크릿의 힘인가 싶었던 볼펜.      

2022년 8월 6일

귀에 피어싱을 제거했다. 너무 아파서 참을 수가 없었다. 세 번을 도전해도 안 되는 것을 보니 체질상 안 되나보다. 아픈데 무리 할 필요는 없지. #귀만 뚫으면 어쩜 그렇게 트러블이 나는지 몰라.      

2023년 8월 6일

은영이랑 현대 아울렛에서 쇼핑. 오랜만에 아울렛에 오니까 재밌네. 분기별로 쇼핑하러 와야겠다. #라코스테 가서 피케티 사고 싶다.      


[9월]

2021년 9월 26일

광화문, 경복궁 주변에서 따릉이를 탔다. 마시고 싶던 카푸치노도 두 잔이나 마시고, 바람도 살랑살랑. 풍림 스페이스 본에서 사는 사람이 제일 부럽다. #광화문과 안국 지역을 사랑하는 나.      

2022년 9월 26일

도로주행 연수 1일차. 내가 왜 면허를 딴다고 했을까. 바보. 나는 바보로소이다. 강아지로 태어났다면 면허도 필요 없을 텐데. 4시간 동안 너무 스트레스 받고 긴장해서 토 할 것 같았다. #너무 힘들었던 도로 주행연수. 4시간 더 추가해서, 10시간 교육 받고 면허는 한 번에 따기는 했다. 그리고 나는 지금까지 장롱면허.      

2023년 9월 26일

YOGA FIRE! 요가 너무 재밌어. #1년이 지난 지금도 잘은 못하지만, 그래도 요가 너무 좋아ing    

  

[10월]

2021년 10월 24일

듄에 미쳐서 영화관에서 2번을 보고, 유튜브 영화채널 해설을 매일 찾아보고 있다. 행복한 덕질 생활중. 티모시 너는 정말 천사같이 생겼구나. 너 한번 사랑한다.

#듄1은 결국 영화관에서 4차 관람.      

2022년 10월 24일

집 근처 병원에서 독감주사를 25,000원에 맞았다. 코로나도 독감도 다 근처에도 오지 말거라. 간호사님이 너무 친절하셔서 주사도 덜 아팠던 것 같은 기분. 귀여운 선물을 준다면서, 뽀로로 반창고를 붙여주셨다.

#독감에 안 걸리고 잘 넘어갔던 22년 겨울.      

2023년 10월 24일

YOGA FIRE. 어제 어깨 운동을 한다고 머신에서 깔짝거리다가 팔이 쑥 빠졌는데 그때 다친 것 같다. 요가시간에 다운 독 자세를 하려는데 불같은 통증이 일었다. 한의원 가봐야지. #결국 이 어깨통증은 24년 4월까지 은은하게 지속되었다. 자나 깨나 관절조심.      


[11월]

2021년 11월 2일

나에게 주는 생일선물로 제주도 스누피 가든에 왔다. 서울에 와서 취업하고, 열심히 살고 있는 장한 보돌이. 앞으로도 하고 싶은 일, 가고 싶은 곳 다 가면서 살자. #연차내고 혼자 갔던 생일맞이 제주도 여행. 다음에는 남친이랑 가야지. 희희.     

2022년 11월 2일

혜정이가 파크하얏트 코너스톤에서 점심을 사줘서 맛있게 먹었다. 고마워라. 저녁에는 수진, 지은이랑 리북집. 케이크도 준비 해 줘서 촛불 끄면서 사진도 찍었다. 행복하다. #생일이라고 점심, 저녁 두 탕 뛰었네.      

2023년 11월 2일

출근 전에 아침부터 미역국에 불고기까지 해서 한 상 차려먹고 나왔다. 내 생일 내가 챙겨야지. 암. 나는 소중하니까. 저녁에는 매봉역가서 수진이, 지은이랑 2년 연속 생일파티. 다이어터로서 오븐 치킨을 먹고, 할리스가서 조각 케이크 먹으면서 생일 노래를 불렀다. 신난다. #2년 연속 생일 파티를 함께 해 준 전 직장 동생들. 감사하모니카.     

2021년 11월 4일

피곤해서 집에서 deep sleep. 일어나자마자 베개를 빨아야 할 것 같아서 세탁기 돌리고, 이불도 빨고 바빴다. 가지, 오이, 양배추, 귤, 깻잎, 마늘. 총 14,000원어치 장보기. 귤은 역시 과일트럭 아저씨한테 사는 것이 맛있는 것 같다. #부지런도하구나 우리 보돌이.     

2022년 11월 4일

스쿼시 첫 수업 날. 집에 오니까 다리가 당겨서 기절 할 뻔 했다. 그래도 새로운 일에 도전 한다는 것은 즐거운 일. 선생님도 생각보다는 잘 친다고 칭찬을 해 주셨다. 칭찬 아닌 것 같기도 하고? 하여간에 재밌네.

#이로부터 3주 뒤에 무릎 부상으로 스쿼시 수강 종료. 흑흑.      

2023년 11월 4일

혜정이가 JUE에서 점심을 사줬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맛있고 멋있는 곳에 데려가 주는 멋진 동생. 성공해서 맨날 비싸고 맛있는 것만 먹고 싶다는 초딩적인 꿈을 가져봤다. 석촌 호수에서 생일 기념사진도 찍고, 윤정이가 준 상품권으로 롯데에 가서 반스 핑크색 운동화도 사고, 위커 파크에서 커피도 마셨던, 아주 즐거웠던 토요일. #생일 주간을 함께 해주는 친구들이 있어서 행복합니다.      


[12월]

2021년 12월 27일

스파이더맨을 영화관에 가서 봤다. 재밌네. #무미건조한 영화평      

2022년 12월 27일

성미언니랑 분당에서 점심 냠냠. 언니가 이마트에서 샤인 머스캣과 딸기를 사줘서 집에 들고 왔다. 달고 맛있었다. 약속시간마다 지각을 하지만!! 항상 넘치게 잘해줘서 고마운 우리 곰 언니. 집에서 죽전까지 왕복 4시간 걸리더라. #지각해도 맛있는 것만 사주면 내 마음이 사르르.      

2023년 12월 27일

11월 가스비가 86,000원이 나와서 혼절했다. 심지어, 자동이체 신청했던 롯데카드를 해지한 것을 까먹고 있다가, 6개월분 요금이 20만원 넘게 나와서 오열했다. 정신 차리고 살자. #뒷산에 나무 장작 패러 가야 할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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