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마을에는
세상에서 제일 용감한 할아버지가 산다
눈도 안 보이면서
남산도 더뜸더뜸
수영장도 더뜸더뜸
더뜸더뜸
하고 싶은 건 다 하시면서 산다
나는 옛날에
집 밖으로 나오지 못할 때
한낮에 지팡일 짚고 다니는 노인들이 부러웠었다
한낮에 일도 안하고
공부도 안하는 게 부끄러워서
할머니 할아버지들
안 부끄럽게 돌아다니는 걸 몰래 창 속에 숨어서 훔쳐봤다
우리 마을에는 세상에서 젤루 용감한 할아버지가 사신다
할아버지는 눈이 보이지 않으신다
나는 그 할아버지처럼 늙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