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1그림 : 추억 한 장

사진 한 장

by melody



들어가기에 앞서,

1일 1글의 두번째에 같이 올릴 그림을 그리다가 문득 아빠가 한 말이 떠올라 더 그려봤다. 그러니 두번째의 두번째.

https://brunch.co.kr/@bojangles/12




집에 갔더니 아빠가 사진을 전부 꺼내놓고

앨범을 정리하고 계셨다.

(예쁘게 잘 나온 사진만 골라 정리하고 싶었던 듯)

하지만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초라하고 볼 품 없고 엉망진창으로 가득찬 시간들.

너가 이랬잖아 저랬잖아 하며 보여주는 사진마다

깔깔깔 추억을 터뜨렸다.

한바탕 웃고 나서 "흠 이 사진은 저 쪽으로"

치워버리는 것도 잊지 않고.

평생 가도 밖으로 나오지 못 할 사진을 가슴에 잔뜩 안고

지난한 시간을 만지작거렸다.


우리 아빠 고운 시간
우리 엄마 어여쁜 시간
어느 하나 예쁘지 않은 것이 없네
무엇 하나 곱지 않은 것이 없네
다 곱고 다 어여쁘고 다 사랑스럽다
(아빠 그래도 장발은 아니야)

앳띤 얼굴의 두 사람이 사진 속에 있다.

나는 어느새 그들의 나이를 훌쩍 넘어 짠한 마음으로

다시 오지 않을 젊음을 세어본다.


나의 오늘이 가는 것보다
당신들의 내일이 오는 것이 두렵다.

나는 그렇게 못 할거야,
20대의 젊고 아름다운 두 청춘에게 경의를 표하고

짐짓 어른인냥 말해본다.

좀 더 어른인 내가 충고하는데

"되도록 두 사람의 인생을 살아"
좀 더 젊은 내가 충고하는데

"이제부터 청춘이야! 청춘은 60부터"
소리내어 말한 탓에 돌아오는 엄마의 찰진 등짝스매쉬잉.

나 아직도 철딱서니 없지, 그지?
그러니 부디 늙지마



참고로 그림일기는 감동파괴 바사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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