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AnnE에게

보은

by 안현희 마리스텔라

나는 살아오면서 마음 깊이 갚아야 할 은혜가 너무 많아. 힘겨웠던 어린 시절을 지나왔지만, 돌이켜보면 내 삶은 언제나 선물 같았어. 물질적인 도움은 물론, 내 감성과 마음을 채워주는 작은 따뜻함까지도 늘 누군가의 손길이 있었다는 것을 크게 느껴.

모르는 사람이 거리에서 우산을 씌워주었던 경험, 나에게 천직을 안겨주었던 인연, 위기 속에서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의 도움, 산행 중 길을 잃고 죽음을 직감했을 때 마침 다가온 산악인들의 손길. 그 순간마다 나는 도움을 받았고, 힘들 때 휘청이는 마음을 붙들어 세워준 만남들 덕에 굳건히 다시 일어설 수 있었어. 때로는 얼굴조차 모르는 키다리 아저씨 같은 분의 도움으로 좋아하는 공연이나 전시회도 맘껏 누릴 수 있었지.

그래서 이제는 나 또한 누군가에게 잊을 수 없는 선물 같은 사람이 되고 싶어. 은혜를 직접 갚지 못하더라도, 다른 누군가에게 나누며 살아간다면 그 마음은 이어져 결국 또 다른 이들에게 전해질 거라고 생각해. 마치 릴레이 경주처럼 이어지는 보은의 마음, 그것이 내가 살아갈 힘이자 삶의 지향점이야.


늘 변함없이 부족한 나의 글을 찾아와 읽어주고 챙겨주는 너에게도 마음깊이 감사함을 느끼고 있어. 지금은 서툰 사람이 이것저것 하느라, 여유가 없지만 나도 늘 너를 응원하고 찾아가는 친구가 될게. 글 쓰는 너의 삶을 진심으로 응원해.

월, 화, 수, 목, 금 연재
이전 16화이웃집 AnnE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