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나는 스스로를 돌아보면, 감성이 조금은 남들과 다르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어. 겉으로는 늘 밝은 기운을 품고 있지만, 어느 순간 잿빛이 불쑥 고개를 들기도 하고, 때로는 보랏빛이 스며들어 나를 카멜레온처럼 변화시키곤 해.
내게는 보물 같은 편지 상자들이 있었어. 중학교 때 주고받은 편지를 시작으로, 학원 강사 시절 학생들에게 받은 수많은 엽서와 카드들까지 담겨 있었어. 어떻게 보면 내 살아온 시간을 고스란히 기록해 둔 상자들이었어. 하지만 이사를 하면서 책장 위의 상자들을 챙기지 못했고, 뒤늦게 그 사실을 알았을 때는 큰 상실감을 느꼈어. 마치 신체의 일부를 잃은 듯한 허전함이랄까. 다행히 따로 간직했던 몇 장의 엽서와 편지가 남아 있어 작은 위로가 되었고, 특히 내가 좋아하던 작가님께 받은 엽서가 그대로 남아 있다는 사실이 내게는 큰 힘이 되었어.
나는 편지를 "상대와 나, 둘만의 은밀한 정신적 교류"라고 생각해. 아무도 모르게 마음을 나누고 감정을 전할 수 있는 소중한 방식이니까. 살아가며 손 편지를 쓰는 일이 점점 줄어들고 있지만, 오늘만큼은 멀리 지방으로 이사 가 자주 보지 못하더라도 늘 서로의 안부를 살피고 응원해 주는 다리아에게 편지를 써야겠다고 마음먹었어.
혹시 너도 지금 누군가 떠오르는 사람이 있니? 혹은 오랫동안 마음만 두고 선뜻 글로 표현하지 못했던 사람이 있니? 그렇다면 오늘은 마음을 담아 한 장의 엽서나 편지를 써보면 어떨까? 작은 조각의 글 속에 담긴 우리의 진심이 먼 곳에 있는 누군가의 하루를 따뜻하게 밝혀줄지도 모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