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놉티콘 오류에 대해
외국계 기업 채용팀 리쿠르터가 한국인이라 할지라도 몇 가지 질문은 영어로 대답해야 합니다.
한국인이 아니라면 (요새 인도인 리쿠르터를 면접에서 자주 뵈네요. 최근에 본 인터뷰 모두 인도분이 리쿠르터 였어요) 최소 40분에서 1시간 정도 이어지는 채용팀 리쿠르터와의 1차 인터뷰는 영어로 진행될 수 밖에 없습니다.
경험 상 리쿠르터와의 1차 스크리닝 면접은 (*후보를 다음 라운드로 보내도 될지 확인하는 인터뷰) 보통 phone call로 진행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면 준비한 대본을 참고하기가 너무나도 수월한데요, 화상으로 진행되면 커닝할 수가 있죠.
채용팀 리쿠르터와의 1차 폰 스크리닝 면접과 2차 실무진 면접에서 반드시 나오는 질문들의 골자는 다음과 같습니다.
1> Background and Experience
자기소개 및 리스폰서빌리티 (반드시 준비)
퇴사 혹은 이직하려는 이유 (제일중요)
강점과 약점
커리어 상 가장 중요한 성취 (반드시 준비)
전 직장에서의 어려움과 극복사례
2> Job-Specific Questions
직무 지원동기 (반드시 준비)
업계 동향에 대한 지식
지원 직무와 연계되는 프로젝트 스킬이 있는지
3> Motivation and Company Fit
왜 우리 회사인가 (반드시 준비/제일중요)
우리회사가 무엇을 하는 회사인지 아는지
새로운 환경에 적응했던 경험
셀프 모티베이션 경험
4> Work Style and Ethics
업무 우선순위 정하는 방법 (반드시 준비)
업무 스타일
스트레스 핸들링 방법 (반드시 준비)
갈등 상황 대처 능력
5> Future Goals and Aspirations
5년 후 커리어 목표 (반드시 준비)
장기적인 직업적 포부
6> International and Cross-Cultural Competence
다문화 환경에서 근무한 경험
해외출장 가능 여부 (반드시 준비)
7> International and Cross-Cultural Competence
기대연봉 (반드시 준비)
업무 시작일 (반드시 준비)
벤담의 패놉티콘 이론을 아시나요?
원형감옥으로 잘 알려진 이 패놉티콘은 <진행되는 모든 것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합니다. 감옥을 원형으로 만들어놓고, 중앙에도 역시 원형의 감시 탑을 두는 거에요.
여기에 소수의 감시자가 머물게 되는데, 소수이기 때문에 한 수용자만 집중적으로 감시하진 못할 거 아니에요? 그러나 수용자들은 원형이라는 구조상, 언제나 자신만이 감시되고 있다는 착각에 빠지게 된다고 해요.
인터뷰에 응한 후보는 나 혼자가 아니지만, 나의 이력과 경험을 어필하는 시간이 바로 인터뷰이기 때문에 이 패놉티콘 오류에 빠지기가 쉽다고 합니다.
우리가 빠지는 착각은 <인터뷰어 즉, 채용팀 리쿠르터나 실무진은 나의 이력을 철저히 검토하고 왔을 것이다>라는 점입니다.
아쉽게도 그렇지 않습니다.
그들은 우리를 훤히 꿰고 있지 못합니다. 그들에게 나를 훤히 알도록 장려하는 시간이 바로 인터뷰에요. 그렇기 때문에 긴 레이스의 첫 호흡인 자기소개를 연습해야 합니다.
채용팀 리쿠르터는 여러분이 어느 정도 핏이 맞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1차 스크리닝 인터뷰에 초대 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나의 이전 경력에 대한 러닝이 어느 정도 되어 있을겁니다. 또한, 리쿠르터는 관련 부서로 최대한 적합한 후보를 올려야 하는 의무가 있기 때문에 우리의 CV를 상대적으로 꼼꼼히 볼 수밖에 없죠.
하지만 실무진의 경우 CV 각 문단의 머리글만 훑고 왔을 확률이 높아요.
어떤 회사에서 어떤 롤로 일했는지. 졸업한 학교는 어디인지. 그리고 리쿠르터로부터 올라온 코멘트 <2차 라운드로 올린 이유>를 훑었을 거고요.
"미안한데, 내가 너무 바빠서 네 이력서 보질 않았어. 지금 좀 확인할 테니까, 네가 누구인지 좀 먼저 알려줄래?"
최종면접에서 뵌 인도 출신 인터뷰어였어요. 늘 느끼는 거지만, 인도 분들은 거침이 없습니다.
어느 디렉터 한 분은
"후보들을 여럿 봐서 좀 정신이 없네요. 자기소개부터 해줄래요?"
라고 한 적도 있습니다.
인상적인 자기소개에 얽매이거나 집착하지 말고 이 단계에서 우리가 고수해야 할 전략은 단 한 가지 입니다.
맞은 편의 인터뷰어는 우리가 순수토종임을 이미 알고 있습니다.
오히려 그들이 바라는 건 어떠한 커리어 패스를 밟아왔는지, 나의 커리어 여정을 또박또박, 차근차근, 명료하게 전달하는 것, 이것 하나예요.
테이블 혹은 카메라 맞은 편에 있는 인터뷰어는 나에 대해 잘 모릅니다.
자기소개 흐름은 이렇습니다.
압축 > 시작 > 하이라이트 > 성장 > 상태
한 문장으로 내 커리어를 압축하기
커리어 여정의 [시작]
커리어 [하이라이트]
커리어 [성장]
현재 커리어 [상태]
가이던스 입니다.
재직했던 회사에 대해서는 늘 긍정적인 코멘트를 해주세요.
프로모션 경험은 커리어 패스 상 당연히 하이라이트로 내세웁니다.
2년차 정도라 아직 승진 경험이 없으면, 수상을 하거나 '기대수준이상'의 인사고과를 받은 경험 혹은 괄목할만한 퍼포먼스를 냈던 경험을 하이라이트 합니다. (어떻게든 만들어냅시다!)
실력을 인정받아 다른 펑션으로 옮기거나 더 폭넓은 책임을 지게 되었다거나, new hires 코칭을 전담하게 되었다는 등 구체적인 커리어 성장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3년 이상의 연차면 이직 및 전직 경험이 있을 수 있으므로 이러한 턴오버 경험은 explore a new path to broaden my career experience 라고 표현해주세요.
커리어 여정 상 현재 어떤 상황인지 언급합니다.
쉬고 있다면, gap-year 중이라고 해주세요.
인터뷰 인비테이션을 받았을 때 스케줄링이 최소 40분 이상 50분으로 되어있다면, 자기소개가 1분이 넘지 않게끔 조율해주세요. 업무 성과에 대한 질문은 차차 반드시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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