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시작했다!
남성과함께하는페미니즘의 야심찬 기획, <신남성 연애스쿨>
이전부터 남성들과 함께 돌봄, 군대 얘기와 더불어 꼭 한 번 나누고 싶었던 주제가 바로 연애였다. 혼자서 자잘하게 몇 번 다루기는 했으나 성에 차지 않았는데, 이번에 남함페에서 교육 활동을 하는 분들이 함께 의기투합해주어 총 5차시에 걸친 프로그램을 기획했고 서울시성평등활동지원센터의 ‘우리동네 00스쿨’ 지원사업을 받아 제대로 진행해볼 수 있게 됐다. 그리고 지난 6월 3일, 첫 여는 교육으로 “연애…할 수 있을까…? : 플러팅부터 이별까지, 어떻게 ‘잘’ 연애할 수 있을까” 강의를 진행했다.
일단 첫 교육에서만 약 15명의 참여자가 모였다. 더 신기한 건, 개중에 여성으로 보이는 사람은 4명 뿐이었다. 전체 신청 상황을 살펴보더라도 남성이 약 60%다. 별거 아닌 것 같지만, 페미니즘을 주제로 열린 교육 자리에 신청자 60%가 남성인 경우는 극히 드물어서 이 정도면 가히 기적이라 부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교육을 기획하면서도 제일 걱정했던 게, 애초 타겟으로 생각했던 남성들은 오지 않고 여성들만 잔뜩이면 어쩌나 하는 거였다. 아닌 게 아니라, 교육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들어야할 사람은 듣지 않고, 이미 다 알아서 들을 필요 없는 사람만 듣더라”는 자조적인 이야기가 있지 않은가. 아무래도 연애를 주제로 삼은 게 유효하지 않았나 싶다.
강의는 페미니즘을 통해 우리사회의 연애를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하면서도 너무 딱딱하거나 어렵지 않게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조성하여 참여자들이 편하게 자신의 경험을 나눌 수 있도록 신경썼다. 특히 뒤에 거진 한 시간 정도는 참여자들이 서로 이야기 나누는 시간으로 진행됐는데, 너무 어색하거나 어렵지 않도록 주제를 세분화하고 보조강사 역할을 하는 분들께 미리 이야깃거리를 당부 드렸다. 덕분에 정말 재밌는 이야기들이 많이 나왔다. 다양한 권력이 교차하는 상황에서 물 떠놓고 기도하는 것 말고, 현실적이면서 나름대로 써먹을 수 있는 안전한 플러팅은 무엇일까 고민해보았고 연애를 하면서 어떤 때 사랑을 느끼고 어떻게 갈등을 푸는지, 여전히 내게 남아 있는 성역할 고정관념은 없는지 이야기 나눴다. 섹스 이야기는 어려우면서도 재밌었다. 어디서도 이런 이야기를 해본 적이 없다보니 다들 제각각의 고민을 하는 게 느껴졌고 ‘잘’하고 싶으면서도 대체 어떤 게 잘하는 것인지는 의견이 분분하였으며 어떤 때에는 섹스 이야기라고는 믿기 어려울만큼 진지한 반성과 성찰이 있었다. 마지막 이별 이야기를 통해서, 공동체에서의 연애와 이별이 비극으로 끝나지 않기 위해 연인만이 아니라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함께 해야할 고민을 살펴봤고, 좋은 이별은 불가능한 것인지 나누기도 했다.
강의하면서 시간 잘 지키는 것을 미덕으로 생각하고 살아 왔는데, 이번 강의에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끊는 게 너무 어려웠고 사람들도 더 열정적으로 이야기 나누고자 해서 30분을 초과해서야 겨우 끝났다. 물론 아쉬움이 없지 않다. 한 테이블에서만 이야기 나눌 게 아니라 돌아다니면서 했으면 어땠을까 싶고, 활동지나 포스트잇을 활용해서 고민해보고 이야기를 꺼낼 수 있게 했으면 더 좋았겠단 생각도 든다. 정상 연애 이데올로기에 대한 논의에서 더 나아가 폴리아모리라던가 탈연애까지 살펴볼 수 있었다면 좋았겠다 싶다. 하지만 이제 겨우 1회차니까. 앞으로 4회가 더 남았다. 더 좋은 시간을 만들기 위해 남함페 활동가들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있다. 넘나 소중하고 행복한 시간, 잘 기록하고 업그레이드 해서 나중엔 지역도 돌아다녀보았으면 좋겠다.
� 강의 개요 �
- 대상: 청년 남성(19~39세, 서울시 기준)
- 주제: 어떻게 해야 연애를 제대로, 잘할 수 있을까?
- 장소: 스튜디오 반전 (서울특별시 마포구 와우산로 32길 15, 서교동)
- 강사: 남성과 함께하는 페미니즘 소속 성평등 교육 활동가 6인
- 신청링크 : https://forms.gle/VDGdmvaEMzB1hHXJ6
* 문의:
femiwithh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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