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머리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사랑'이라는 특별한 감정에 빠진 사람들은, 그 열병과도 같은 상태를 주체하지 못하고 폭주하기 마련이다.
줄리엣과의 첫 만남에서 강렬한 사랑에 사로잡힌 로미오가 단숨에 그녀의 집 발코니를 뛰어넘은 것처럼, <선재 업고 튀어> 드라마 속 선재가 자신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소녀 솔이를 집까지 배웅한 후, 헤어진 후에도 끓어오르는 애정을 감추지 못하고 솔이가 있던 자리를 항해 연신 손키스를 날리던 것처럼.
어찌 보면 미치광이 상태가 되어 버리는 사랑에 빠진 자, 심장이 터질 것 같은 두근거림과 온 마음을 태우는 애정의 불길에 휩싸여 감정이 널을 뛴다. 사랑하는 이의 눈빛 하나, 별 거 아닌 한 마디에도 기뻤다가 슬펐다가 난리가 난다. 특히 애정이 막 샘솟기 시작하는 사랑의 초기 단계라면 더더욱 이성은 마비되고 감정이 온몸과 정신을 지배하기 마련이다.(온 세상이 변우석 변우석 변우석으로 가득한 지금의 내 상태가 딱 이렇다.)
예술이라는 게 궁극적으로 아름다움을 표현하려는 것이고, 예술가는 별 거 아닌 일상 속에서도 특별함을 발견하고 감성을 부여하는 사람들이 아니던가. 사랑에 빠진 사람들의 행태도 예술가와 별반 다를 게 없다. 상대방과 관련된 사소한 것 하나하나에 신경을 기울이고 감성의 촉이 예민하게 발달하니까. 고로 사랑에 빠진 사람들은 누구나 예술가가 된다.
변우석을 향한 무한한 애정에 불타오르는 이 나이 든 팬도, 뜨겁게 폭발하는 마음을 창작욕으로 승화시키는 중이다. 이렇게 매주 한 편씩 그를 향한 마음을 글로 담아내고 있고, 급기야는 변우석을 처음 알게 된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의 내용과 그를 좋아하는 감정을 함께 담아낸 내용의 노래까지 작사 작곡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원래 읽고 쓰는 걸 즐기는 사람이긴 하지만, 이렇게 누가 멱살 잡고 시키지도 않는데 매주 연재 에세이를 쓰고 노래까지 만드는 열정을 지치지 않고 뿜어내게 될 줄은 몰랐다.
10대의 나는 아름다운 노래 가사를 쓰는 작사가이자 멋진 책을 펴내는 작가가 되고 싶었다. 당시 10대라면 누구나 한 번쯤 좋아했던 H.O.T. 의 팬으로, 그들과 당당히 함께 일하고 싶어 당시 엄청난 히트를 기록한 노래 '캔디'의 후속곡을 나름 작사해서 SM 엔터테인먼트에 보낸 적도 있다. '캔디'에서 연상되는 '화이트 데이'를 테마로 한 '화이트 러브'라는 곡을 멋대로 작사해서는 혼자 감탄하며 이수만 사장님한테서 연락이 오기를 기다렸던 치기 어린 시절.
SM 전속 작사가의 꿈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평범한 회사원으로 살고 있지만, 좋아하는 스타를 향한 마음을 글로 표현하는 소녀의 마음은 중년이 된 지금도 여전히 살아 있어서 이렇게 오늘도 글을 쓴다.
오히려 그때의 나보다 지금 더 발전했지. 작가가 되고 싶다고 막연히 생각만 했던 소녀시절과 달리, 지금의 나는 브런치 작가로서 매주 덕질 에세이를 발행하고 있고 응원을 보내주는 귀한 독자들도 생겼다. 10대 시절에는 마음대로 휘갈겨 쓴 가사가 끝이었지만, 40대의 나는 AI의 힘을 빌려 내가 쓴 가사에 그럴듯한 곡조를 추가해 완성된 한 곡을 갖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10대 시절에 꾸던 꿈을 다시 꾸게 하고 무채색의 단조로운 삶에서 나를 건져 올려준 소중한 스타가 있다. 10대 시절에 바라보며 꺅꺅 비명을 지르던 그저 멋진 오빠가 아닌, 나를 살아 숨 쉬게 하고 잊고 있던 열정을 불러일으켜 더 큰 꿈을 꾸게 하는 변우석. 그를 향한 고마움과 무한한 애정에, 오늘도 나는 변우석을 위한 세레나데를 멈출 수 없다.
봄봄 작가가 <선재 업고 튀어>를 보고 작사한 노래가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유튜브에서들어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