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되는 마흔의 비밀

6장. 바람 - 하고 싶은 이야기

by 봄울

6-1) 지역 격차에 대한 생각 – 그래도 사람들이 시골에 왔으면 좋겠다.


살어리 살어리랏다 귀촌하여 살어리랏다


이른 아침이면 새들의 웃음소리가 들린다. 동네 반상회를 하듯 여기저기서 다양한 목소리가 이야기한다. 넓게 펼쳐진 광야만 보았는데, 이제는 넓게 펼쳐진 벼이삭을 바라본다. 청량한 녹색빛은 눈을 즐겁게 해 준다. 바람이 마실 다녀간 자리를 벼이삭은 온몸으로 보여주고, 좁은 시골길을 따라서 걷다 보면 자연이 나에게 응원을 해주는 포근함과 따뜻함이 가득 밀려온다.


밤에는 풀벌레소리가 고요한 중에 울려 퍼지는데, 작은 음악회라도 여는 듯 눈을 감으면 편안해진다.

농산물을 수확해서 돈으로 바꾸는 일도 가치 있지만, 자연을 있는 그대로 보존하는 것 역시 의미 있고, 소중한 일이라는 걸 깨닫는다. 마음을 풍요롭게 채워주는 자연의 메시지는 풍경을 통해서 즐거움을 얻는다.

이사를 한 집은 다리를 건너야 큰길로 이동을 할 수 있다. 운전을 하면서 강물을 보는데, 고라니 한 마리와 수달이 물놀이를 하고 있었다. 월트디즈니의 영화가 시작될 때 나오는 풍경 같은 모습에 꿈인지 생시인지 잠시 생각했다.

내가 포기한 것들이 떠올랐다. ‘이곳에는 백화점이 없지. 영화를 보려면 도시로 나가야 하고, 집 밖에 나가면 논밭뿐이지. 껌 하나를 사려면 차를 타고 5분 이상 나가야 하고, 시내버스를 타려면 하루에 4번, 시간을 맞춰야 하지. 커피전문점, 편의점, 은행과 같은 편의시설은 여기에 없지.’


농촌에 올 때만 해도 ‘고령화’에 대한 문제를 생각하면서 왔던 것은 아니었다. 사랑하는 사람이 농사를 하고 싶어 하길래 존중하는 마음으로 따라왔던 것이니까. 사실 농부가 되어본 경험으로서는 실패한 도전에 가깝다. 농사가 아닌 다른 일을 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나는 아직 농촌에 살고 있다. 그리고 비록 나는 실패했지만, 더 많은 젊은 사람들이 농촌에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경제적인 부분에서 어려웠고, 그로 인해 관계적인 갈등도 겪었지만 땅과 가까이에 산다는 건 축복이라는 생각이 든다.


8년 동안 어려웠던 임신이라는 부분도 자연과 가까이에서 지내다 보니 자연스럽게 얻게 된 경험이었다. 벼이삭이 익어가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도, 봄이 되면 벚꽃축제장에 따로 가지 않아도 사방의 이곳저곳에서 벚꽃길을 보기에 눈이 풍요롭다. 디지털 노마드도 많은 시대이니 이왕이면 복잡한 도시보다 한적하고 자연과 벗하며 살아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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