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를 준비 중입니다

5장. 마음이 먼저 떠나는 순간

by 봄울

퇴사는 보통 ‘사표를 내는 날’로 기억되지만,

실제로는 그보다 훨씬 먼저 시작된다.
몸은 아직 회사에 있지만,
마음이 먼저 회사를 떠나는 순간이 있기 때문이다.

나는 그 순간을 정확히 기억한다.
그리고 그건, 생각보다 조용하게 찾아왔다.


어느 날 아침,
평소처럼 출근해 컴퓨터를 켜고

메일함을 열었다.
읽어야 할 메일들이 줄줄이 쌓여 있었지만
그중 어느 하나도
내 마음을 움직이지 않았다

전에는 숫자가 틀리면 바로 수정했고,
서류가 미비하면 먼저 챙겼고,
누군가 부탁하면 우선순위를 바꿔서라도 해결해 줬던 나였는데,
그날은 달랐다.

나는 화면을 바라보며
아무 말 없이 생각했다.


“이 일들이… 이제 더 이상 나와 어떤 관계가 있을까?”


마음이 회사로부터 하나씩 빠져나오고 있다는 걸
나는 그때 처음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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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울은 ‘보물’이라는 뜻을 품은 이름입니다. 사람과 하루 속에 숨어 있는 보물을 발견하는 관찰자입니다. 발달이 느린 두 아이와 함께 상처보다 은혜를 더 오래 바라보는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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