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장. 함께 버티고 싶었던 마음이 있었다
오히려 그 반대였다.
1년 반 동안 이 회사를 지켜보며
나는 진심으로 “함께 잘해보고 싶다”는 마음을 품고 있었다.
작은 회사의 어려움을 함께 견디고,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내 자리에서 힘이 되고 싶었다.
매달 밀려오는 거래처 매입금,
대출 이자 납입일,
급여일이 돌아올 때마다
회사 통장이 바닥나는 걸 보는 일은
정말 쉽지 않았다.
그래도 조금씩 매출이 늘어가는 걸 보며
나는 아주 작은 자부심 같은 걸 느꼈다.
전 직원이 엉망으로 남겨둔 서류들을
하나하나 정리해 가며
‘아, 내가 여기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구나’
그렇게 스스로를 다독였다.
정말 그랬다.
나는 회사를 돕고 싶었다.
정말로.
1월 화재사고.
10월 외주 근로자 사망사고.
그 두 사건을 겪으며
나는 회사의 민낯을 보게 되었다.
사람이 죽었는데
사람을 소모품처럼 대하는 태도.
그저 일이 처리되기만 기다리는 마음.
책임을 분산시키고
순간만 모면하려는 분위기.
그 과정에서
상무의 모습을 보며
나는 서서히 실망을 넘어 환멸을 느꼈다.
답이 정해진 대화를 반복하고,
원하는 대답이 나올 때까지 이야기하고,
문제가 생기면 책임을 아래로 밀어내고,
관리 타이틀은 과장에게 떠넘기고,
정작 본인은 기술영업과 총괄이라는 이름으로
아무 실적 없이 거래처에 선물 퍼 나르고,
골프 모임을 다니는 사람.
그의 방에서 들려오는 전화 내용은
회사 상황과 전혀 맞지 않았다.
능력이 없으니
수수료를 깎거나
직원들 급여를 줄이는 방식으로
수습하려 했던 걸
나는 조용히 듣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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