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써둔 미래

1화. 대륙마다 나의 집이 있는 삶

by 봄울

나는 가끔 지도를 펼쳐놓고 조용히 상상한다.

하지만 그 상상은 단지 ‘내가 누릴 풍경’을

그리는 일이 아니다.

그곳에서 누군가가 편히 쉬고 있는 모습을

함께 떠올리는 일이다.


대륙마다 나의 집이 있다는 것은,

나만을 위한 공간을 소유하겠다는 욕망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에 가깝다.

지친 사람들이 와서 잠시 숨을 고르고,

아무 말하지 않아도 괜찮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

잠시 머물다 가더라도 마음만큼은

가볍게 돌아갈 수 있는 집.


나는 누군가를 잘 쉬게 하고 싶다.

잘 자게 하고, 잘 울게 하고, 잘 웃게 하고 싶다.

세상이 너무 시끄러워 자기 마음의 소리를 잊어버린 사람들에게,

‘여긴 괜찮아’라고 말해줄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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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울은 ‘보물’이라는 뜻을 품은 이름입니다. 사람과 하루 속에 숨어 있는 보물을 발견하는 관찰자입니다. 발달이 느린 두 아이와 함께 상처보다 은혜를 더 오래 바라보는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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