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소고 I
가끔은 무엇이 비어 있는지 알 수 없는데 자꾸만 공허함을 느낀다. 괜찮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아무것도 괜찮치 않은지도 모른다. 나는 세뇌에 실패했는지도 모른다. 숨 쉬듯 잘 지나왔다고 자축했다. 나는 어떤 나쁜 일도 강하게 이겨낼 사람이라고 말하면서.
우리는 때로 스스로 세뇌를 해야 살아가는 건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이 옳은지 어떤지는 알지 못한다. 지금처럼 텅 빈 공기만이 가슴속을 허하게 만들 때에는 어쩔 수 없이 그 세뇌한 것들에 대해 후회하거나 슬프거나 끝없이 외로워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누군가 그럼 당신은 이제 모든 것을 견딜 수 없음을 인정하고 포화 속으로 몸을 던질 건가요?라고 묻는 다면 답은 아니요 일 가능성이 크다. 누구도 그런 끔찍함을 잘 견딜 수 있다고 장담하거나 좋아하는 일은 없을 테니.
그럼 그것들을 이겨내는 건 사랑인가. 아니다. 사랑은 그것들은 이길 수 없다. 이기게 만드는 것들은 인내, 용기, 욕심이다. 그 감정들은 정말 열심히 일한다. 매일 살아가게 하기 위해 한시도 쉬지 않는다. 내가 밥 먹고, 서 있고, 일하고, 걷는 것 모두 그들이 하는 일이다. 사랑은 모든 것을 품을 수 있지만 모든 상황을 이기는데 도움을 주지는 않는다. 그저 아름다워서 그 치열함을 이해할 수 없다.
나는 어제도 소용돌이 속에서 빠져나오느라 내가 얼마나 애썼는지를 안다. 그리고 그것에는 수많은 용기와 여전히 빛나는 욕심이 있었다는 걸 안다. 오늘 아침에 일어나 이불을 차고 나와 책상 앞에 앉을 때까지 나는 자면서도 수없이 숨을 몰아쉬고 내가 살아 있고 잘 살아갈 것임을 결심하고 또 결심했다는 걸 안다. 밤새 폭풍우가 지나가는 동안 잘 수 있었던 건 그저 따뜻한 잠자리가 있어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