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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주도학습, 어릴 때부터 차곡차곡 쌓아가기

며칠 전 아들이 잠들기 전에 은근히 어깨에 힘을 주며,

그리고 또 걱정스러운 어조로 이야기를 합니다.

"엄마, 내가 이번 수학 수행평가가 너무 걱정된다고 Y한테 얘기했더니

학원에서 다 해주는데 뭐가 걱정이야? 그러는 거야.

그래서 난 학원을 안 다닌다고 했더니

학원을 안 다니는데 어떻게 수행평가를 그렇게 잘해?

그러더라~!?(뿌듯한 표정)

학원에서 수행평가도 봐주나 봐(걱정스런 표정)"



저 역시도 학원에서 수행평가를 봐주는 줄은 전혀 몰랐습니다..

하지만 걱정하는 아들에게 이렇게 말해 주었지요.

"수행평가도 시험도, ㅇㅇ이 너는 스스로 해내고 있잖아.

스스로 선택하고 생각하는 힘은 지금부터 연습하고 쌓아가는 거야.

수행평가도, 시험도, 실수하고 망쳐도 돼.

어릴 때 실수도 해보고, 실패도 해보면서

그 시기가 얼마나 힘든지, 그리고 그렇게 힘들 때 어떻게 이겨내는지

직접 배우고 겪어봐야 하거든.

이런 시간이 쌓이면 너에겐 정말 큰 힘이 되어줄 거야.

우리는 신이 아니라, 실수도 실패도 없는 인생은 없거든."

아들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조금은 안심한 듯합니다.

공부를 열심히 했던 누나의 영향 덕분에

시험과 점수에 은근히 신경을 쓰는 모습을 보면서

결과보다는 그 과정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늘 전하고 있어요.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그때의 결과들이 인생의 결과는 아니니까요.

인생은 언제나 진행 중, 우리는 그 과정 중에 있기에

매일 내 인생의 여정에 최선을 다하고 후회없이 살아간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멋지고 행복한 삶이 아닐까 합니다.

스스로 고민하고, 생각하고, 탐구하고, 연습하면서

수행평가를 준비하는 아들의 그 시간이야말로

진정 값진 시간이라고 꼭 말해주고 싶었습니다.



자기주도학습이 무척 중요하다고 하지요.

어떻게 하면 자기주도학습을 할 수 있을까요?

자기주도는 말 그대로 '내'가 주도해야 합니다.

학원에서, 부모가, 자꾸만 개입하면

아이들이 주도하는 힘을 잃게 되지요.

그렇다고 학원도 보내지 말고

개입도 하지 말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적어도 아이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시간을 주고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먼저 살아간 사람으로서

지름길을 알려주고 싶고, 옳은 길을 알려주고 싶은 것이

당연한 부모의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자기주도학습이라는 단어가 주는

진정한 뜻을 이해한다면

기다리는 시간이, 그 과정이 답답할지라도

우리는 아이들에게 자꾸만 틈을 주고, 시간을 주고

기회를 쥐어줘야만 합니다.

언제까지고 밥을 떠먹여줄 수는 없습니다.

스스로 숟가락을 집어들고, 떠먹을 수 있는 힘을 키워주는 것이

바로 자기주도학습을 위한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성인이 되어 아이들이 사회에서 홀로 설 수 있는

그 힘을 길러주는 것이, 

가정에서 부모가 할 일이 아닐까 합니다.

육아의 가치관은 모두 다르기에

제 가치관만이 맞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저의 육아 방침에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언제나 이곳에 들러주시고 용기도 받아가시고

문의도 많이 해주시기에

오늘도 이런 글을 남겨봅니다.

아들과의 에피소드가 저에게 주는 의미가 컸기에

기록을 남기고 또 엄마로서 마음을 다져봅니다.

내가 생각하는 바른 육아를 하기 위한 고민을

18년째 매일, 그렇게 합니다.


고민 없는 육아가 어디 있을까요.

하지만 고민하기에, 엄마는 늘 성장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늘도 조금씩 성장하며, 엄마로 나로 그렇게 살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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