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봉봉어멈 Apr 17. 2022

아주아주 작은 반지들.

봉봉이와 탱글이를 위한 반지.


손으로 무언가를 만든 건, 꽤 오랜만이다.

손으로 하는 일들의 소중함과 손으로 했을 때 떠오르는 아이디어들을

참 소중하게 여겼는데.


솔직히 털어놓으면,

지독한 슬럼프 중이다.


핑계 같은 말들만 머릿속에 맴돌고,

시간은 하루하루, 그렇게 몇 달, 그렇게 몇 년이 흘렀다.

바빴던 것도 사실이고,

아이들이 둘이라 정신이 없었던 것도 사실이고,

코로나도.. 싫었던 게 사실이고.


핑계들과 게으름, 슬럼프가 합쳐지며 글쓰기가 더 어려워졌다.

모처럼 쓰는 글들은 근사한 이야깃거리가 되어

이곳을 가득 메꿔주면 좋으련만.

그러지 못한 지 오래다.


그런데, 갑자기 알림이 왔다!





오늘이 딱이다.

더 이상 머뭇거리지 말고, 뭐라도 끄적이기.





이 귀여운 반지들은 봉봉이의 요청으로 갑자기 만들게 된 건데,

아이들이 잠들고 몰래 한 알 한 알 끼우며

오랜만에 작업에 몰두해보니 제법 재미도 있고 오랜만에 성공!


만들어 놓고 보니 너무 작고 귀여워서 자는 아이들의 손에 끼워보고 싶었지만,

괜히 깨워서 재우는 과정을 반복하고 싶지 않아

반지를 식탁에 예쁘게 얹어놓고 설레는 마음으로 잠을 청했다.


다음날 아침!

예쁘게 봉지에 담아 놓으니

봉봉이는 아침부터 신이 나서 학교에 차고 가겠다고 하는데,

상남자 탱글이는 귀찮다며 차기 싫다고 난리.

정말 반응이 제각각이다.





봉봉이는 이제 9살 언니라고 반지를 끼워서 바라보는 손 맵시가 꽤 세련됐고,

탱글이는 끼기 싫다는 걸 사정사정해서 겨우 끼웠더니, 결국 발가락에 끼고 있었다.

참 달라도 너무 다른 아이들.


그래도 참 다시 봐도 귀엽다.

반지도 귀엽지만, 저 손.

저 작은 손들이 너무 귀엽다.


9살의 봉봉, 5살의 탱글이 손이 하루가 다르게 자라고 있어서

더 많이 잡고 있고 싶어도, 아이들이 사회생활이 늘면서 점점 그 시간은 짧아진다.

그리고 막상 잡고있을 땐 그 손이 귀여운지 생각도 못하고 지나가버리기 일쑤고.

아쉽지만 사진으로라도 저렇게 작은 손들을 남겨놔야지.


내 손에 다 끼워지지 않을 정도로 아주아주 작았던 아이들의 반지처럼,

지금 그 소중하고 작은 봉봉이 와 탱글이의 순간을 놓치지 않고 다시 기억해둬야겠다.

더 늦기 전에!


슬럼프 극복 시작!!! 봉봉어멈! 힘내자~얍!



매거진의 이전글 [공지] **** 어린이집 공지사항이 작성되었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