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봉봉오리 Jul 08. 2024

구조 방식의 옳고 그름



새벽이생추어리의 거주민인 새벽이는 세상이 떠들썩하게 구조되었다. 돈사에 들어가는 것부터, 구조되는 당시의 모습은 모두 영상에 담겨 있다. 한국의 첫 생추어리이자, 한국에서는 ‘절도’로 취급되는 방식인 공개구조. (*미국에선 스미스필드, 포스터팜에서 이루어진 공개구조는 배심원 전원 무죄평결이 내려졌다)


이후 한국에 생추어리들이 생겨났으나 새벽이 이후 공개 구조된 존재는 밝혀진 바가 없다. 새벽이생추어리의 탄생 배경은 명백히 법을 위반한 것이고, 공고한 선을 넘었다는 것에서 다른 생추어리들과는 분명 다른 성격을 가졌다.      






동물권 활동가들 중 누군가는 구매 구조를 비난한다. 구매 구조는 그것이 합법적이어서, 동물을 사고파는 것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것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는 방식이 아니라서, 그리고 그러한 구매가 해당 ‘종’에게 이익이 되지 않는다는 것 등이 근거가 된다.


며칠 전, 주말.

노량진역 7번 출구 앞에 사람들이 모였다. 수산시장 비질에 가기 위해서였다. 더 정확히는 수산시장 수조에 갇혀 있는 ‘까치상어’를 만나기 위해서였다. 사람들은 각자 흩어져 1시간가량 수신시장 곳곳을 돌아다니며 수조 안에 갇힌 물살이들을 만났다.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쉽게 까치상어를 만나게 되었다. 상인은 까치상어를 긴 막대기로 건드렸고, 그러자 까치상어가 헤엄을 쳤다. 그 이후로 몇몇의 까치상어를 더 만났다. 그의 쓰임은 횟감, 관상용, 연구용이라고 했다.


(특정 종에만 가치를 부여하는 것 역시 문제적이다)



이 비질이 달랐던 것은, 이 끝이 모두의 죽음은 아니기 때문이다. 수조 속 까치상어는 ‘구매 구조’될 계획이다. 그는 돈으로 거래되어, 조심히 담겨 차로 옮겨져, 서해안에서 해방될 것이다. 비질에 참여하기 전, 나는 구매 구조 방식에 조금 거리를 두고 싶었다. 하지만 어떻게는 다시 풀려날 ‘야생 동물’의 모습을 상상하면 설렌다.

그리고, 다른 감금된 존재들은 풀려나지 못하는 것에 함께 문제 제기를 하는 이들이 있어 다행이었다.



누군가는 이것이 구매 구조라서, 돈으로 그의 해방을 사는 것이라 ‘진정한’ 해방이 아니라고 할 것이다. 종 전체의 일로 본다면 이것은 어떤 의미도 되지 않을 것이다. 그저 수조 속 물살이 한 명이 ‘팔리는’ 것이다. 하지만, 구조되어 다시 바다로 돌아가는 그 한 명의 입장이 된다면 다를 것이다. 나는 나를 구조해 줄, 살려줄 누군가의 의도는 중요하지도 궁금하지도 않을 것이다.

     

사람의 일을 대할 때 우리는 ‘일단 사람을 살리고 봐야지’라는 말을 한다. 너무 많이 들어본 말이다. 인간을 구할 때, 그 행위를 거시적으로 보며 인류 전체를 고려하는 짓은 하지 않는다. 인간 한 명, 한 명은 고유한 존재라 존중 받아야 하니까. (심지어, 그 한 명을 구조하는 것이 인류에 썩 도움이 되지 않는다해도 일단 구하는 것이 인권이다.)


동물을 대할 때도 좀 더 가까이서 들여다봐야 하지 않을까. 군집으로 대하는 것, 공리를 생각하는 것. 종 전체가 아닌, 한 명 한 명을 마주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이 기울어진 세상에서 억압된 이를 구조하는 방식에 옳고 그름이 어디 있을까.


작가의 이전글 새벽의 노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