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원카드 제대로 이해하기, A to Z
나 너 그거 알아? 알파원 카드 한 장이면 신용카드랑 체크카드 여러 장 쓸 수 있고, 안 들고 다녀도 된대.
친구 카드를 왜 몇 장씩 들고 다녀? 한 장만 쓰면 되는 거 아냐?
카드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 때 친구랑 나는 다른 세상에 살고 있었다. 여러 장의 카드를 골고루 사용하면 혜택도 마음껏 뽑아쓸 수 있고, 처음이 어렵지 한 번 익숙해지면 그다음부터는 정말 쉽다고 아무리 이야기해도 친구는 '왜 여러 장의 카드를 사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여전히 원하고 있었다.
처음부터 알파원을 소개해야 할 게 아니라 신용카드와 체크카드의 차이점부터 설명하고 연회비 체계는 어떤 식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카드사의 특징을 설명한 후에 알파원이 가지는 장점을 설명했어야 했다.
말로만 풀어내려고 하면 참 어려울 때가 있다. 지금 소개하는 카드가 그렇다. 반면 영상이나 글이라면 좀 더 쉽게 이해가 된다. 그래서 KB 알파원 카드와 아이들이라는 시리즈로 5편의 글을 발행했고 지금의 글을 쓰고 있다. 다행히 관심을 가진 많은 사람들이 읽고 나서 이해가 잘 되었다고 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어려워하는 사람들을 위해 이 자료를 만들었다. 이 자료를 친구들에게 보여줄 때마다 반응이 다음과 같았다.
반응 1. 카드 설계사 아냐? (또는 카드 설계사 해도 되겠다.)
반응 2. 넌 국민카드에서 상 받아야 돼.
반응 3. 대단하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다시 한번 정리하면 필자는 카드 설계사도 아니고, 국민카드와 관련이 없고 어떠한 금전적인 대가나 지원도 받지 않고 있다. 그냥 어렸을 때부터 가계부를 즐겨 썼고, 일상에서 분석 또는 통계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리고 남들이 흔히 얘기하는 '쓸데없는 일'들을 할 때 가장 뿌듯하다.
정말 쓸데없는 걸, 아무도 알아주는 사람도 없는데
2년 넘게 하고 있는 나를 보면서,
내가 나를 오해하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후에는 그냥 그렇게 내 기준으로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살아도 되겠다고 믿었어요.
누구나 비숙련 과정을 거쳐야지만 잘하게 되는데,
쓸데 있는 일만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그 과정을 견디는 게 무척 어렵죠.
그때는 만들어도 제대로 된 물건이 안 나오고
진짜 쓸데없는 결과물만 나오니깐요.
정말 쓸데없는 걸, 아무도 알아주는 사람도 없는데
2년 넘게 하고
책 <일상기술연구소>에서는 쓸데없는 일을 통해 본인의 업을 바꾼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쓸데 있는 일이라면 우리는 이해되지 않아도 어떻게든 힘든 시간을 참아내고 버틴다. 내 커리어가 되거나, 금전적인 이득이 있으니까. 반면 쓸데없는 일이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계속 의문을 갖는다. 커리어도 안 되고, 금전적인 이득도 없는데 왜 내가 이것을 하고 있는 거지? 의문이 계속되면 하던 일을 멈춘다. 그리고 다시 쓸데 있는 일로 향한다.
블로그를 하면 정말 쓸데없는 일들을 많이 해야 된다. 일상에서 글감과 사진을 수집해야 하고, 맞춤법도 신경 쓰게 된다. 그뿐이랴, 글만 쓰면 아무도 안 읽는다는 것을 알아차린 이후에는 직접 그림을 만들기도 한다. 처음에는 쓸데없이 이것저것 일을 늘리다 보니 한 편의 글을 쓸 때 짧게는 4시간, 길게는 며칠이 걸렸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쓸데없는 일들이 모여 내 방식대로의 쓸모가 생겼다.
알파원 카드를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하고도 금전적인 이득을 취하지 않았다. (밥은 얻어먹었다.) 그렇지만 그 과정에서 금전적인 것보다 더 중요한 내 능력을 확인했다. 말뿐만 아니라 글로 설득하는 능력, 적재적소에 배치할 수 있는 그림을 만들 줄 아는 능력, 남들의 니즈를 읽는 능력 등등등.
쓸데없는 일은 마약과 같다. 그래서 끊기 어렵다. 그래서 어느새 이 글을 쓰고 있다. 서론이 너무 길어진다. 여기까지만 이야기하고 알파원 카드를 소개해보기로 한다.
알파원 카드가 뭐야?
KB금융그룹에서 만들고 이제훈이 출연한 KB 알파원카드 광고를 보자. 정확히는 아니더라도 어떤 카드인지 대충 감은 올 것이다.
동영상을 봤다면 KB 국민카드에서 제공하는 알파원카드의 상품 안내장을 보자. 국민카드에서 발급하는 여러 장의 카드를 알파원 카드 한 장으로 쓸 수 있다. 그런데 알파원카드는 신용카드냐고? 그런 개념이 아니다. 상품 안내장을 보면 연회비가 없다. 연회비가 없으니 체크카드냐고? 신용카드도 아니고, 체크카드도 아니다. 그러나 신용카드도 될 수 있고 체크카드도 될 수 있다.
알파원 카드는 그 어떤 카드도 아니지만 그 어떤 카드도 될 수 있다.
쉽게 설명하면 카멜레온과 같다고 보면 된다. 카멜레온은 그 환경에 맞춰 피부색을 바꾼다. 적을 속이기 위해서다. 반면 알파원 카드는 가맹점마다 혜택에 맞춰 피부색 대신 카드를 바꾼다. 혜택을 받기 위해서다. 여러 장의 카드를 바꾸어가면서 결제할 수 있는 결제 대용 카드라고 하면 이해하기 쉽다.
그런데 가맹점마다 혜택에 맞게 직접 바꿔야 하냐고? 예전엔 그랬다. 그러나 지금은 오토체인지라는 기능이 생겼다. 오토 체인지를 미리 설정하면 굳이 신경 쓰지 않아도 각 카드 혜택에 맞춰 결제가 쉽게 된다.
그러나 아쉽게도 아직 오토체인지가 모든 가맹점을 제공하지 않는다. 그래서 제공하지 않는 매장에는 직접 수동으로 바꿔서 결제하면 된다.
알파원 카드를 쓴다면 KB 국민카드에서 제공하는 2종의 앱을 사용해야 한다. 카드 내역, 혜택 확인 등 대부분의 카드 업무를 처리하는 'KB국민카드' 앱과 알파원 결제카드를 변경할 수 있는 'KB앱카드'다. 위 사진에 있는 앱은 'KB앱카드'다. 국민카드에서 이 앱을 통합시키려고 했으나 실패했다. (농협보다는 낫지만) 국민 금융그룹은 전산팀이 많이 취약하다. 꽤 잘 나가고, 자본도 탄탄한 금융그룹인데도 불구하고 앱 최적화를 하지 못해 앱도 정말 느리다. (해외에서 접속했다가 열 받아 죽을 뻔)
어쨌든 그만 까고 다시 얘기하면 화면에 보이는 알파원 버튼을 이용해 수동으로 결제카드를 변경할 수 있다. 만약 저 화면에서 알파원 버튼을 켜면 대표 결제카드는 파인테크가 되는 것이다.
참고로 팁을 하나 드리자면 국민카드 홈페이지나 광고에서 소개하는 카드는 되도록이면 쓰지 말자.
그러면 여기서 질문 하나. 스타벅스에 커피를 마시러 갔다. 현재 알파원 결제 카드는 청춘대로 톡톡으로 되어 있고, 오토체인지(#스타벅스)는 파인 테크로 되어 있다. 두 카드 다 물론 전월 실적을 채웠다는 전제하에 스타벅스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참고로 오토체인지로 설정한 해시 태그의 가맹점에서는 해당 카드 이용 시 해시 태그를 설정한 결제카드로 결제된다. 반면 해당 가맹점 태그가 없거나 따로 설정하지 않았다면 기본 알파원 결제카드로 사용된다.
질문에서는 #스타벅스가 이미 파인 테크로 설정되어 있다. 즉 알파원 결제카드를 청춘대로 톡톡으로 설정되어 있다고 해도 오토체인지의 우선순위가 더 높다. 청춘대로 톡톡이 아닌 파인 테크로 결제된다. 만약 #스타벅스 항목이 설정되지 않았다면 청춘대로 톡톡으로 결제된다.
현재 필자는 이렇게 각 카드별 혜택에 맞춰 해시태그를 설정하고 있다. 참고로 영화관은 따로 해시 태그가 없어 오토체인지가 아닌 수동으로 알파원 카드를 설정해 결제한다.
알파원 카드를 쓴다면 필연적으로 KB 굴비/반굴비 개념을 알아야 한다. 아래 링크를 건 'KB 알파원 카드와 아이들 1편'을 읽고 위 그림을 보자. 이해가 쉽게 될 것이다. 참고로 굴비 신용카드인 마이원은 2018년 5월 18일에 단종이 된다. (만약 그전에 카드 발급을 생각하고 있는데 이 글을 봤다면 당신은 행운아! 얼른 발급받자)
반굴비든 굴비든 신용카드는 체크카드의 실적을 채울 수 없다. 반면 체크카드는 상관없이 굴비 신용카드의 실적을 채울 수 있다.
그러면 알파원 카드 한 장을 들고 일상에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6시에 출근을 위해 일어났다. 잠시 GS25(편의점)에 들러서 주니어 스타 체크카드(굴비, 단종)로 10% 할인을 받고 아침을 해결한다. (참고로 이 카드는 편의점에서 한 번에 최대 천 원까지 밖에 할인이 안 된다.)
밥 먹다 보니 출근 시간이 늦었다. 택시를 타야겠다. 파인 테크로 20% 할인을 받는다. (버스/지하철을 타도 20%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오전 업무를 마치고 밖에 나가 점심을 먹었다. 스타벅스에서 커피 한 잔 마신다. 파인테크 카드로 50% 할인을 받았다.
커피를 먹고 왔는데 동료가 한 잔 더 마시자고 한다. 주변에 스타벅스가 없어 지금은 이마트 카드로 커피를 할인받는다. (이마트 카드는 모든 카페 10% 할인)
3시에 핸드폰 요금이 자동이체로 결제됐다. 파인 테크로 5천 원 할인받는다.
드디어 퇴근 시간이다. 버스/지하철을 타고 집에 간다. 이때는 파인테크나 나라사랑카드로 20% 교통할인을 받는다. 가는 도중에 회사 동료에게 연락이 온다. 맥주 한 잔 마시자고 한다. 할인받을 수 있는 카드가 없으므로 실적을 채울 파인 테크로 결제하자.
퇴근 후 맥주 한잔을 마시고 집에 오니 벌써 잠잘 시간이다. 내일 출근해야 한다는 사실에 우울해서 쇼핑을 한다. SSG몰에서 싼 물건이 올라왔다. 이마트카드는 7만 원 이상 10% 할인을 제공하니까 이걸로 결제하자. 하루가 길었다. 모든 일상이 할인의 연속이다.
드디어 주말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영화를 본다. 영화는 할인받을 수 있는 카드가 많다. 파인 테크로 5천 원 즉시 할인을 받아도 되고, CJ, Myone 등등으로 청구할인을 받을 수 있다.
만약 영화 할인이 궁금하다면 'KB 알파원 카드와 아이들 5편'을 보자.
영화를 보고 나서 점심 약속이 있다. VIPS에 왔다. CJ 계열사니까 당연히 CJ카드를 쓴다. 20% 즉시 할인이 된다.
알파원 카드 한 장으로 일주일 내내 폭풍 할인을 받을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억지로 할인을 받으려고 과다 지출하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말자. 본인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적절하게 활용하자. 할인은 소비가 있어야 가능하다. 소비가 없으면 그 자체로 100% 할인이다. 이 점을 유의하고 슬기로운 카드 생활을 이어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