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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봉이모 Jul 17. 2023

아침마다 철인 3종

트라이애슬론, 철인3종 경기는 2000년도 시드니올림픽 때부터 올림픽 정식종목에 채택된 운동이다. 수영을 1.5km하고, 사이클은 40km탄 다음, 10km마라톤을 하는 (이해하기 힘든) 종목이다. 놀라울만치 힘듬을 극대화한 이 운동을 좋아하는 동호회가 많다고한다(지식백과에 나온다).  동호회분들을 개별 인터뷰해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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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나의 출근방법에 대한 글을 쓴 적이 있다.

9시 출근 기준으로,

6시 30분에 일어나 수영장에 가서 7시부터 수영을 하다가 7시 45분에 나와서 급히 씻고 머리를 말린 다음

8시에 따릉이를 타고 약 5분을 달려 지하철에 도착한 다음,

3개 호선이 교차하는 지하철역의 기나긴 복도를 달려 8시 15분에 9호선 급행열차를 타고, 8시 32분에 8호선으로 갈아타서 8시 50분에 8호선 끝자락에 도착하는것.

그것이 나의 출근길이다.


이전에 글쓴 날은 이 출근법을 처음 해본 날이었다. 차를 몰고 다닐 때, 수영장 주차하다가 자리가 없어 빙빙돌다가 수영을 얼마 못하기도 하고, 고속도로 타기 편하게 수영장 건너편 가게 앞에 주차했다가 가게 아저씨께 한소리 듣기도하고, 아파트로 와서 다시 끌고가다 회사에 늦기도 하자, 최단 거리, 최단 시간 출근경로를 찾아낸 것이 자전거-러닝-지하철이다. 무리 생각해도 서울 복판에서 임금이 피난가셨다는 남한산성까지 출근시간대에 35분만에 갈 수 있는건 지하철 뿐이다.


오늘도 급행열차에 올라탄 지금 땀범벅이 되어 그간 따릉이 사용내역을 확인해다. 특이하게 일주일에 하루씩 차를 몰아야 하는 부득이하고 어쩔 수 없고 너무 다행인 날이 었던 것 같다. 그외 일주일에 4일씩 수영-자전거-러닝이라는 묘한 철인 3종을 하고 있었다!


수영을 하고 나면 이미 다리에 감각이 없는데, 출근이라는 트레이너가 옆에 붙어서, 자전거 타는 곳까지 달려!를 외친다. 자전거를 슬렁 탈라치면, 이러다 늦는다!하며 소리친다. 지하철 역에 도착하면 이미 허벅지가 '못 뛰겠어요'하지만 자비없는 트레이너 출근이가 안뛰면 지각!이라며 따라다닌다. 트레이너가 타협이 없어서인지 몰라도 현재까지 아침 미니 철인 3종 기록은 꾸준히 당겨지고 있는 중이다. 처음엔 수영 후 샤워를 왜했나 싶은 상태였으나 요샌 비교적 멀쩡한 외견을 갖춘채 급행열차를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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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약 15분 후에 8호선 끝자락에 도착하여 극한 언덕길과 100개의 계단만 오르면 사무실이다. 이만큼 아침운동을 하면 회사 일을 몽땅 뽀갤 수 있을것처럼 머리부터 발끝까지 혈액순환이 잘 된다. 다만, 팔, 다리가 흐물거려서 불과 두 걸음쯤 떨어진 CASE 종이를 가지러 갈 수가 없다.


오늘은 미리 전략을 짜서 의자에 앉기 전에 종이들을 내 팔 길이 정도 반경 안에 모두 쌓아놔야겠다.


철인3종, 빠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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