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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봉주연 Oct 30. 2024

인터로킹

  무릎이 아파서 잠을 잘 수가 없어.

  성장기를 끝내고 몇 해를 아파했다. 

  승합차는 매일 무거워졌다.      


  언덕과 아이들이 많은 동네. 코스대로 돌아도 언제나 한 명의 아이가 남았다. 저는 주공아파트에 살아요. 처음으로 돌아가자. 클러치 페달을 밟을 땐 세게, 떼어 낼 땐 천천히……. 언덕길을 오를 때 무릎에 힘이 풀리는 상상을 자주 한다. 멈춰 있는 에스컬레이터처럼     


  맞물려야 할 것들이 멈춰 있으면 어지러운 거지.       


  길가에 차를 세워 담배를 피웠다. 가로수 한 그루가 인부 세 명에 둘러싸여 있다. 갈아엎어진 도로에 나무뿌리가 보였다.      


  생활의 칠십 퍼센트는 대기하고 참는 일이야. 

  정박으로 떨어지는 노래를 느리게 허밍하다가 

  왼발에 맞춰 구령을 넣는 거야.      


  포도와 풀의 중간 냄새가 나요. 차에서 내린 아이가 길가에 쭈그리고 앉았다. 보도블록의 틈새를 나뭇가지로 긁었다. 흰 돌로 된 길도 있어요. 고궁을 지나는 모퉁이를 돌면 항상 눈이 부셔요.      


  드물게 흰 돌로 만든 보도블록이 있다.

  돌들은 어긋남으로써 빛난다.      


  언제나 한 명의 아이가 남았다. 집에 데려다주는 길에서도 무릎이 아팠다. 

  언덕길을 오를 땐 위에서 수많은 사람이 쏟아져 내려오는 상상을 해요.      


  어디 있어요?     

  

  과실을 맺는 가지의 끝.      


  뒤따라오는 손을 향해 내미는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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