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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늬본 Feb 17. 2023

파도와 꿈, 그리고 재즈(시)

가본 적도 없이

지도도, 나침반도, 북극성도 알려주지 못하는

어느 먼 곳의 아름다움을 그리워하며 

빈 허공을 쫓다가

문득 발끝을 내려다보고

네가 외줄에 서있는 걸 인지할 때

불안이라는 이름의 고래가 

그 밑에서 튀어올라 너를 꿀꺽 삼키면


기억해

너에겐 삼지창이 있다는 걸

그 창 끝엔

파도와 

                    꿈, 

                                        그리고 재즈


이 파도 밀려오고 다음 파도가

이 꿈 지나고 다음 꿈이

이 리듬 날아가고 다음 리듬이

불확실해서 궁금한 것

변주되기에 새로운 것

변화하기에 아름다운 것


안개 속에서도

다음을 기대하게 해

내일을 궁금하게 해

미래를 그리워하게 해


위액이 쏟아지는 소나기에서도

너를 대담하게 춤추도록 만들 

틈새의 작은 빛이야


너의 무기로 고래의 위벽을 찌르는 대신

점막을 간질여 고래의 유영을 견인해

너의 삼지창은 강아지풀

그의 점막은 숨구멍

참을 수 없이 큰 재채기가 나와서

너를 다시 어둠에서 빛으로 뱉어내도록

부드럽게 간지럽히는 일을



                    속



                                        해


마침내 에에에이이이취

고래가 너를 데려다 준 그곳은

네가 고대하던 아름다운 섬일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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