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부기영어 Jan 19. 2020

독서모임6-죽음의 수용소에서.

의미에 대해서. 


2019. 드로잉. 무제.

    

내가 마친 책의 이름은' Man's search for meaning. ' 한국어 번역판은 '죽음의 수용소에서'이다. 간단히 말해 이 책은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한 정신과 의사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그리고 의미론적 시각으로 고통과 삶의 의미에 대해 독자에게 끝없이 질문을 던진다.

      

더욱이 이 책은 개인적으로도 꽤 깊은 의미를 지니고 있다. 군대에서 읽었기 때문이다, 그것도 일병 때 가장 심적으로 힘들 때. 지금 다시금 원문으로 읽었음에도 또 다른 의미와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명저이다. 아마도 군대에서의 환경이 더욱더 이 책을 몰입 할 수 있도록 했주었고 지금은 나를 성장시키는 과정이기에 또 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수용소에서는 다양한 심리학적 상황이 펼쳐진다. 인간을 극한의 상황으로 몰고 갔을 때 어떠한 행동을 보이는지 작가는 관찰하고 또 관찰한다. 그 관찰을 통해서 작가는 큰 깨달음을 얻는다. 상상조차 힘든 극한의 고통과 환경 속에서도 인간은 선택할 수 있으며 역설적이게도 그곳에 의미가 있다 말한다. 하지만, 어떻게 그 고통 속에서 의미를 찾는다 할 수 있을까?       


지금도 책 내용에 서술되어 있는 내용들은 그 끔찍함을 글로써 다 담아내기 어렵다. 분뇨로 범벅된 잠자리, 들끓는 이와 창궐하는 전염병, 시체 썩는 냄새가 코를 찌르고, 사람이 죽어가는 것이 익숙해진다. 작가는 다시금 인간은 적응하는 동물이란 것을 새삼 깨닫는다. 그렇게 지옥을 옮겨 놓은 듯한 곳에서 어떤 이들은 자포자기해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어떤 이들은 어떻게든 의미를 찾아 생을 이어가고 피할 수 없는 운명 속에서도 맞서 나아간다. 빅터 프랭클린은 그 둘의 모습을 상세히 서술해 나간다.         

 

목숨을 끊는 이들의 특징은 한결같이 더 이상 미래를 기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더 이상 살아갈 의미가 없으며 미래란 오늘과 같은 고통뿐이라 생각하기에 그저 수동적 죽음을 맞이 한다.  그리고 영웅적 행동을 보인 이들의 특징은 니체의 말로 작가는 일관되게 설명한다. "살아야 할 의미를 알고 있는 이는 거의 모든 '어떻게'를 견뎌낸다. 이 말만큼 그 영웅적 행동을 설명 짧고 간결하게 서술 해 내는 말은 없다 생각한다.     

 

수많은 일화 중에 내 뇌리에 깊게 자리 잡은 이야기가 있다. "한 저녁 날 나와 나의 동료들은 헛간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피로로 인해 죽을 것 같았다. 수프 그릇을 든 동료 한 명이 연병장 밖으로 나가서 아름다운 노을 보라 했다...- 파란색과 진홍색으로 물들인 구름들이 변하지 않을 것처럼 온 하늘을 덮었다...(중략) 그리고 진흙 웅덩이 위로 밝게 빛나는 하늘이 비쳤다. 정적이 몇 분이 흐른 뒤 한 동료가 말했다. "얼마나 세상은 아름다울 수 있는지!"  (개인적으로 번역한 부분 입니다.)    


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 책에는 고난과 고통으로 가득한 환경 속에서도 어떻게 사람들은 이를 이겨낼 수 있는지 보여준다. 고통 속에서 오직 인간만이 보여 줄 수 있는 용기를, 자신의 삶을 통해서 의미에 대한 해답을 보여준다. 이 책은 기적과도 같은 기록들로 가득 차 있다. 분명 먼 훗날 몇 번이고 나의 삶의 의미가 흐릿해질 때. 몇 번이고 다시 읽어야 할 책이다.  

작가의 이전글 이름을 물어본다는 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