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국주 Dec 28. 2020

학부모가 되었다.

프롤로그

3년을 기다렸던 아기, 도통이가 태어났다.


아기와 함께하는 나의 삶은 롤러코스터였고, 하루에도 몇 번씩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 내 몸 하나도 간수 못하는 미숙한 인간이 아무것도 못 하는 또 다른 작은 인간을 키우려니 그렇게 된 것이다. 그렇게 복작복작하길 7년… 다행히도 아기는 내가 그러거나 말거나, 내가 천국에 있으나 지옥에 있으나 무럭무럭 아주 잘 자랐다.


그리고 오늘 나는 내 아이를 품에서 떼어낸다.

도통이의 초등학교 입학식… 친구들보다 유난히 키가 작은 내 아이가 자신의 이름표를 차고 학교 강당에 서있는 모습을 보니 어쩐지 내 마음이 뜨끈하고 뭉클해졌다. 내 아이가 초등학생이 되는구나. 내가 이젠 학부모가 되는구나. 그렇게 막 감동하려는데… 녀석이 지 주위에 있는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기 시작했다.


“안녕? 누나는 몇 학년이야? 나는 1학년 7반 10번 김도통이야.”


???? 도대체 지 반, 번호는 왜 말하는 건지… 그리고 아무리 봐도 니 옆에 있는 친구는 누나가 아니라 너랑 똑같은 1학년 7반 친구인 거 같은데…


“안녕하세요! 아줌마!! 저는 1학년 7반 10번 김도통이에요.”


왓더… 저분은 아줌마가 아니라 니네 담임 선생님 같은데?!? 아하… 이름표만 달아줄 것이 아니라 입도 틀어막았어야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며 뭉클함이 사라지려는 찰나 드디어 입학식이 시작되고 녀석은 조용해졌다. 그리고 몇몇 엄마들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고생했다. 잘 키웠다.’


여기저기서 나 자신을 격려하는 마음의 소리들이 들리는 듯했다.


하지만 그때 나는, 아니 우리는 몰랐다.

이 날 뭉클했던 것은 엄마들뿐이었다는 사실을…

그리고 지금 엄마들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들이 지금껏 이루어놓은 과거를 향한 따뜻한 격려가 아니라, 앞으로 닥쳐올 미래를 향한 뜨겁게 불타오르는 투지라는 사실을…


그리고 진짜는 지금부터 시작이라는 사실을…


달나라로 가는 기차 by 8세 도통

도통이와의 ‘나만 힘든’ 실시간 초등학교 탐방기.

아니, 육아 전쟁 일기.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종종 유아시절 이야기도 나옵니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