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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존책방 Apr 07. 2022

어렸을 때부터 가장 듣고 싶었던 말

치유 도구(3): 내면 아이에게 쓰는 편지

일상에서 종종 나는 어린아이처럼 행동한다. 아내를 한 번 이겨보겠다고 말 한마디를 지지 않는다. 6살 딸과 유치하게 말싸움을 할 때도 있다. 아이들과 놀러 가면 내가 가장 신날 때가 많다. 이런 모습만 보면 귀엽게 봐줄지도 모른다. 어린아이같은 말과 행동이 옆 사람을 괴롭히면 문제가 된다. 치유가 필요한 타이밍은 '감정 때문에 나도 힘들고 옆 사람도 힘들 때'다. 내 안에 내면아이가 있는지 확인하고 싶다면 '일상에서 유치하게 행동할 때가 언제인지' 생각해보면 쉽게 찾을 수 있다.


내면아이 치유 관련 책을 읽으면 마음에 다가오는 문장에 밑줄을 친다. 내가 밑줄을 긋는 문장들의 공통점이 있다. 나의 내면을 잘 설명해주거나 '내가 그토록 듣고 싶었지만 들을 수 없었던 말'이 나올 때다. '오은영' 박사님이 말하길 자기 자신을 변화시키려면 '교정된 재경험'이 필요하다고 한다. 내 속에서 내면아이는 어떤 말을 외치고 있었던 걸까? 어떻게 해줘야 교정될 수 있을까? 가끔씩 내면아이에게 편지를 쓰면 몰랐던 내 마음을 알아차릴 때가 많다. 교정된 재경험을 주기 위해 내면아이에게 편지를 썼다. 




사랑하는 '어린 선규'에게

그동안 얼마나 외롭고 힘들었니? 다른 어떤 말보다 너를 안아주고 싶구나.

힘들 때 누군가에게 마음을 터놓고 얘기할 사람이 있었으면 참 좋았을 텐데.

너에게 부모는 의지하기보다 돌보고 책임져야 하는 대상이었지.

네가 포기했던 너의 감정, 너의 욕구는 잘못된 것이 아니야. 이제는 표현해도 괜찮아.

네가 무엇을 원해도 괜찮아. 더 이상 부모를 네가 책임지지 않아도 돼. 그래도 괜찮단다.


예측할 수 없는 가정환경이 얼마나 불안했니?

아버지가 식사하시다가 갑자기 발작을 일으키는 걸 봐야 했고,

늘 아침을 깨우는 소리는 예민하고 신경질적인 어머니의 목소리였지.

네가 느끼는 어렵고 힘든 마음은 영원하지 않아. 점점 나아질거야.


이제부터 내가 너를 돌볼 거야. 너를 외면하지 않고 항상 함께 있을 거야.

너는 이제 안전해. 스스로를 비하하지 마. 내가 너를 지지할 거야. 너는 사랑받기 충분한 자격이 있어.

너는 있는 그대로 완벽해. 내가 너를 사랑해줄게. 사랑해. 정말로 사랑해.




"걱정하지 마! 괜찮아!" 라고 말해주는 어른이 있었으면 참 좋았을 것 같다. 내가 지금 어린 선규를 찾아갈 수 있다면 따뜻하게 안아주고 싶다.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다. 외롭고 불안하고 두려워하는 나에게 괜찮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내가 나 자신에게 가장 들려주고 싶었던 말은 이렇게 한 마디로 요약할 수 있다.


괜찮아! 걱정하지 마!



Q.선생님이 어렸을 적부터 가장 듣고 싶었던 말은 무엇이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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