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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ok끄적쟁이 Mar 15. 2024

슬기로운 사막생활

듄 파트 2 전반부

프레멘의 세계

세련된 것은 도시에서 오고 지혜는 사막에서 온다. - 폴


사막은 강수량이 적어서 생물이 보이지 않거나 적고, 인간의 활동이 제약되는 지역을 말한다. 빨리 데워지고 금방 식는 모래의 특성 때문에 낮과 밤사이에 극심한 일교차가 있다. 무려 60도에 육박하는 사막의 일교차를 견디기 위해서는 나름의 생존 전략이 필요하다. 예컨대 낙타는 지방 덩어리인 혹에서 부족한 영양분을 얻고 피를 끈적하게 유지하여(고지혈증?) 수분의 소비를 줄이는 방법을 이용한다. 그러면 우리의 폴은 체중 유지에 하루 5리터의 물이 필요한 프레멘의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떤 지혜를 동원했을까?


사막복(스틸슈트)


스틸슈트는 레깅스처럼 몸에 착 달라붙는 옷이다. 까다로운 설계로 프레멘이 직접 제작한 이 사막복은 신체에서 배출되는 수분을 직접 재활용한다. 땀, 호흡, 심지어 대소변까지...(물론 정화해서).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프레멘 옷을 입고 있으면 하루에 잃어버리는 수분은 골무 하나 분량밖에 되지 않는다. 그야말로 인간낙타로 탈바꿈시켜 깊은 사막에서도 물 없이 며칠을 살 수 있게 해 준다.


물의 결정


"사람의 살은 그 사람 자신의 것이지만, 그의 물은 부족의 것이오." - 스틸가


프레멘의 세계에서는 물이 곧 힘이다. 대사막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떤 형태의 물(정확히는 수분)이든 반드시 재활용되어야 한다. 오죽하면 눈물 흘리는 것을 큰 죄악으로 여기고, 침을 뱉는 걸 정중한 인사로 여기겠는가. 아껴야 할 건 눈물과 침뿐만 아니다. 인간의 몸은 체중의 70퍼센트가 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죽은 사람은 그 물이 필요하지 않다. 그렇다면 그 물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프레멘은 부족의 미래를 위해 시체의 물을 짜낸다! 그것이 신성한 물(의 신)의 결정이다. 관습은 판이하게 다르지만 죽은 이를 존중하는 의미는 똑같다.


스파눙스보겐


스파눙스보겐이란 무언가에 대한 욕망을 참고 그것을 움켜쥐려고 손을 뻗는 행위를 스스로 미루는 능력을 뜻한다. 프레멘은 이 능력이 가장 뛰어난 사람들이다. 온통 사막인 아라키스에서 부족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스파눙스보겐이 필수불가결하기 때문이다. 지도자를 뽑을 때도 마찬가지다. 힘과 자제력이 가장 강한 사람, 물과 안전을 가져다줄 수 있는 사람이 지도자가 된다. 그는 사막의 이방인들에게서 물을 빼앗을 정도로 비정해야 하고, 부족 내에서 그의 자리를 노리는 자들의 도전을 이겨낼 정도로 강인해야 한다.

참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출처: 마음건강 길


스파이스 멜란지


"사람들의 생김새에서 가장 흥미로운 건 눈입니다. 흰자위가 전혀 없고 모두 파란색이니까요."

"돌연변이인가요?"

"아뇨. 피가 멜란지로 포화 상태가 된 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 소설 '듄'


신은 프레멘들에게 물에 대한 갈망을 해소할 다른 물질을 주었다. 스파이스 멜란지. 그들이 사는 곳 어디에나 스파이스가 있다. 사람들은 항상 스파이스를 호흡하고 스파이스를 먹는다. 멜란지는 인공적인 제조가 불가능하고 아라키스에서 채취하는 수밖에 없다. 그건 아주 독특한 물건이다. 일종의 환각제인데 기분을 좋아지게 하고 노화를 막는 특성을 지니고 있으며, 일부 훈련받은 자들은 일시적이나마 미래를 보는 능력을 얻게 된다. 혹독한 환경에서 살아가야 할 프레멘에게 주는 신의 선물인 것이다.


창조자


아라키스의 모래 바다 아래에는 거대한 모래벌레가 산다. 프레멘 사이에서는 샤이 훌루드 혹은 '창조주'로 불리며, 신으로 여겨진다.


그(?)가 신이라 불리는 건 압도적인 크기 때문만은 아니다. 바로 스파이스를 만들어내는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작은 창조자(모래벌레 유충)의 배설물에 물이 섞이면서 만들어지는 게 천연 스파이스 덩어리이다. 이 상태에서 아라키스의 스파이스는 땅속 깊은 곳의 물질들과 표면의 물질들을 교환하면서 특징적인 '개화'를 이룬다. 이 천연 스파이스 덩어리가 태양과 공기에 노출되면 멜란지가 되는 것이다.


뿐만 아니다. 그는 최고의 운송수단이기도 하다. 사막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려면 모래벌레를 이용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 문제는 올라탈 수 있을 만큼 가까운 거리에 서 있어야 하지만, 너무 가까우면 창조자에게 잡아먹힐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모래벌레를 탄다는 것은 완전한 프레멘이 되었다는 증표이다. 창조자를 타본 적 없는 폴에게 남은 마지막 숙제인 셈이다.


모래벌레를 타는 폴의 모습 영상


그리고 생명의 물...


*본문 속 사진 출처: 영화 '듄 파트 1, 2'

*다음 주 화요일 '듄 파트 2' 중반부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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