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 시인의 첫사랑 '순이'는 누구일까?
윤동주의 시 <사랑의 전당>과 <소년>, <눈 오는 지도>에는 어김없이 ‘순이’가 등장한다. 순이는 과연 누구일까.
연희전문학교 후배 정병욱에 의하면, 시인은 오랫동안 마음에 품은 여자가 있었다고 한다. 그 주인공은 이화여전에 다니는 여학생으로 시인과 같은 학년이었다. 그러나 교회 성경 공부 시간에 서로 눈길만 오갔을 뿐, 단둘이 밖에서 만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 기간이 무려 4년이었다.
결국, 그 만남은 시인의 짝사랑으로 끝났다. ‘우리들의 사랑은 한낱 벙어리였다’라는 <사랑의 전당>의 시어처럼 끝내 고백하지 못한 것이다. 그만큼 시인은 사랑 표현에 서툴렀다.
연희전문학교 동기 강처중의 말 역시 이를 뒷받침한다.
“그는 한 여성을 사랑하였다. 그러나 이 사랑을 그 여성에게도, 친구들에게도 끝내 고백하지 않았다. 제 홀로 간직한 채 힘써 감춘 것이다.”
사실 연희전문학교 입학 전까지 시인은 한 번도 여자를 사귄 적이 없다. 시인이 처음으로 마음을 준 여자가 생긴 것은 연희전문학교에 입학한 후다.
시인은 입학 몇 달 후 짝사랑의 애틋함이 담긴 시를 쓴다.
순아 너는 내 전에 언제 들어왔던 것이냐?
내사 언제 네 전에 들어갔던 것이냐?
우리들의 전당은
고풍한 풍습이 어린 사랑의 전당
순아 암사슴처럼 수정눈을 나려 감아라.
난 사자처럼 엉크린 머리를 고루련다.
우리들의 사랑은 한낱 벙어리였다.
─ 1938년 6월 19일 作, <사랑의 전당> 중에서
이 시 속의 그녀는 시인이 학교를 졸업하던 해에 다시 한번 시에 등장한다.
순이가 떠난다는 아츰에 말 못 할 마음으로 함박눈이 나려, 슬픈 것처럼 창밖에 아득히 깔린 지도 위에 덮인다.
─ 1941년 3월 12일 作, <눈이 오는 지도> 중에서
결국, 순이와의 만남은 그렇게 끝나고 말았다.
시인은 생전에 두 번 사랑을 경험했다. 첫 번째는 시인의 시에 많이 등장하는 ‘순이’라고 불리는 여성이며,두 번째는 일본 유학 시절 오빠와 함께 유학 왔던 ‘박춘애’라는 성가대원 여성이었다. 사실 시인은 이때 그녀와 결혼까지 하려고 마음먹었다. 하지만 이 역시 실패하고 말았다. 집안의 허락까지 받았지만, 박춘애가 다른 남자와 약혼했기 때문이다. 두 번에 걸친 시인의 사랑은 그렇게 끝났다.